인생의 입시

인생의 입시

고등 학생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시기는 11학년 입니다. 공부 면에서도 갑자기 어려운AP 과목을 많이 해야 하고, 게다가 SAT나 ACT 도 준비해야 하니, 잠도 못 잘 뿐 아니라 스트레스도 가장 많은 시기 입니다. 오히려 입시의 정점이라고 하는 12학년 때에는 그렇게 까지 힘들어 하지는 않습니다. AP과목도 다소 쉬운 AP가 많고, 11학년 때의 과정이 훈련이 되어 다들 할만 하다고들 합니다.

부모님들도 집에서 그러시겠지만, 저도 11학년 학생들 눈치를 제일 많이 봅니다. 문열고 들어올 때 얼굴 표정만 보아도 이번 주가 참 힘들었구나 하는 마음이 들기도 하고, 시험을 잘 본 얼굴이구나 하고 안도감이 들기도 합니다. 그렇게 힘든 시기를 같이 잘 보내고 대학에 입학해서 대학원까지 가고 잘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얼마나 마음이 벅차 오는지 모릅니다.

지난 주에도 학생 어머님이 오셨는데 혼자의 몸으로 식당일을 하시면서 아들 셋을 다 대학에 보내신 분 이십니다. 큰아들을 대학에 보낼 때 처음 오셨었는데, 처음으로 아이를 대학에 보내는데 뭘 어떻게 준비 해야 하는지, 학비는 어떻게 해야 할지 참 암담하셨다고 하셨었습니다. 아이도 공부를 곧잘 해왔는데도 불구하고, 그냥 커뮤니티 칼리지를 가야 할 것 같다고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잘 해나갈 수 있다고, 그리고 financial aid로 학비도 잘 충당할 수 있도록 준비해 보자고 하고, 장학금을 잘 받을 수 있는 대학을 골라서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이 작은 격려가 이 학생에게는 큰 희망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끝까지 열심히 준비해서 Santa Clara University에 전액 장학생으로 4년을 다니고, 지금은 대학원 마지막 학기를 남기고 있습니다. 낙담을 하고 어깨를 축늘어뜨리고 왔던 때가 엊그제인데, 이제는 리더쉽을 발휘해서 장차 큰 학자가 되고도 남을 것 같습니다.

둘째 아들부터는 어머님께서 희망을 가지고 잘 대처하실 수 있으셨습니다. 큰아들이 큰 부담 없이 대학에 잘 다닐 있는 것을 보시고, 둘째도 4년의 대학을 마치고 지금은 대학원 1년차 입니다. 막내 아들 차례가 되어서는 대학 학비 부담보다는 공부를 열심히 안해서 형들처럼 좋은 대학에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하셨는데, UCLA에 작년에 들어가서 올 A를 받았다고 좋아 하셨습니다. 성적을 잘 받은 것도 좋지만, 자신감이 없었던 막내가 자신도 잘 할 수 있다는 의욕을 얻고 지금은 의대 대학원에 가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경제적으로나 환경적으로는 내세울 것 없으시다고 하신 이 어머님이 저는 그 누구보다 많은 재산을 가진 분이라고 생각 합니다. 그리고, 항상 너무 애들에게 해준 것이 없다고 하시는 그분이 그 누구보다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어머니의 역할을 하셨다고 생각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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