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전환점

인생의 전환점 

한 학생이 주립대도 겨우 들어갈까 말까 한 성적을 가지고 왔습니다. 같이 대학 원서 에세이를 쓰면서 혼자 힘들었던 시간들과 포기하고 싶었던 시간들에 대해 알게 되었고, 무엇 보다 앞으로의 기회와 가능성이 얼마나 무한한지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본인이 제일 가고 싶었던 유명 사립대학이 있었다고 부끄럽게 기어드는 목소리로 얘기하는데, 되든 안되든 같이 노력해 보자고 했습니다.  무척 내성적인 학생이었는데, 베시시 미소를 지으면서 가더니 밤샘을 해서 열심히 준비해 오는 것을 보고 참 기뻤습니다. 시험도 끝까지 준비해서 다시 보겠다고 하니 가슴이 다 뭉클해졌습니다.

다음주에 부모님이 오셔서 “우리애 갈수있는 대학이 미국에 한군데나 있을까요, 제가 우리애 수준을 너무 잘알고 있어요. 지금 준비하시고 계신 대학은 어림도 없어요”라고 하시는데, 제가 부모님께 드린 대답을 달랐습니다. 이 학생에게 “너는 이 대학 어림도 없어”라고 좌절 시키고 싶지 않았습니다.  “끝까지 해보고, 안되면 대학원에서 다시 도전해 보면 되는거야” 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저는 진심으로 이 학생 옆에서 응원해주고 싶고, 언젠가 그 명문 대학에 들어갈거라고 생각 합니다. 부모님도 잘 이해하시고 돌아 가셨습니다.

저는 이렇게 앞으로 가능성이 많은 학생들에게 어른의 입장에서 “너는 안되, 너는 틀렸어” 라고 말하는것은 정말 옳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 합니다. 제 학생 중에는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미국 명문대 의대를 간 학생도 있고, 몸이 불구 인데도 스포츠 저널리스트가 된 학생도 있습니다.  저의 역할이 지금 겨우 16살, 17살 된 학생들의 장래를 평가하고 결론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할수 있도록 북돋아 주고, 여태껏 해본적 없는 노력을 뿜어낼 수 있도록 자양분을 주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생각 합니다.

저도 이민온지 얼마 되지도 않은, 아무도 돌아보지않는 제게, “지금 뭐하고있느라 수학시험에서 반점을 틀리고 있어? 앞으로 전국 대회에는 어떻게 준비하려고.” 하시는 수학 선생님이 계셨습니다. 무뚝뚝하시고 혹독하셨는데, 제가 제 자신을 평가하는 것보다 훨씬 높게 저를 보시고, 준비하라고 다그치셨습니다.  선생님께서 그러시니까 정말 나는 해낼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당시 제가 스탠포드를 갈거라고 하면 다들 웃을것 같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지만, 지금의 저는 그 선생님의 도움이 컸었다고 생각 합니다.

먼훗날,제가 만난 학생들이 그들의 인생을 돌아 보았을때 전환점이 되는 시점에 생각나는 선생님일수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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