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쁜 사춘기

SKEDUCATION 0 273 03.30 02:27

이쁘다는 단어와 사춘기라는 단어가 같이 쓰이는 경우는 드문 것 같습니다. 아장아장 따라오던 아이가 어느덧 커서 사춘기가 되면 제일 먼저 하는 것이 부모님이 하는 말에 의심을 품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얼굴 표정에서도 걸음 걸이에서도 ‘나 지금 사춘기’라고 뿜어져 나옵니다.


그런데 그 찡그린 얼굴 속에 아이들의 마음을 가만히 자세히 들여다 보면 예전에 아장아장 걷던 우리 아이의 마음이 그대로 있습니다. 이제 얼마 안 있으면 혼자 발걸음을 내 딛어야 한다는 두려움과 준비하면서 잘 안되는 것에 대한 속상함, 그리고 내 힘으로 어떻게든 해보고 싶은 자아가 있어, 마음은 아직도 보송보송 어린 아이 같습니다.


그래서 사춘기가 많이 들면 들수록 참 예뻐 보입니다. 십 년이 넘게 매일 학생들을 만나는 일을 하는 저는 학생들이 이뻐서 운전하면서도 학생들 생각이 나고, 줌미팅을 끄고 나면 “아이고 이쁘기도 하지” 하는 소리가 나옵니다. 그 대면 대면 하는 태도 저 너머에 아직도 걸음마 준비를 하는 아이의 마음이 보이니까요. 고등학교에서 말썽을 좀 (많이)  피우던 한 학생이 제게 “선생님은 어떻게 매일 고등학교 학생들을 보는 직업을 가지셨어요?  저는 저같은 학생이 오면 하루도 못하고 뛰쳐 나갈것 같아요” 하더라고요. 이 학생은 자기를 보는 어른들이 참 힘들겠다 싶었나 봅니다.


우리 아이들이 제일 많이 들어야 하는 소리는 “왜 공부 안했니, 왜 게임만 하니, 왜 시험 점수가 이 모양이니” 가 아닙니다. 아이들이 가장 많이 들어야 하는 말은 바로  “괜찮아” 입니다. 제가 아이들에게 제일 많이 하는 소리 입니다. 어떤 날엔 저도 가슴이 철렁 내려 앉을 때도 있지만, 그래도 “괜찮아. 그럴 수도 있지.  다시 하면 되지.”라고 해 줍니다. 그래야 아이들이 다시 일어설 힘을 찾습니다.


키는 우리보다 더 크고 다 어른이 된 것 같다고 생각하는 우리 아이들이 미운 짓을 할 때에도 ‘그래 네가 나를 믿으니 그렇게 미운 짓을 하는구나’ 생각 하시고 부모님들도 힘을 내시기를 바랍니다. 지난 한해, 코로나로 인해 모든 가족들이 많은 시간을 같이 부대끼다 보니 더 힘든 시간이었을 수도 있지만, 우리 이쁜 사춘기 학생들이 진짜로 이쁜짓 할 때까지 함께 같이 잘 기다려 주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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