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가 치열해 지는 가운데 대학입시보다 더 치열한 것은 학부모들 사이의 경쟁입니다. 글로벌 시대를 맞아 한국이나 중국, 필리핀 등지에서도 미국 대학입학을 위한 경쟁이 치열합니다. 제가 만난 한 부모님은 준 재벌급의 회사를 경영하시는 분이었는데, 어려서 미국 초등학교를 다니다가 한국에서 외국인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는 아들을 도와줄 수 있냐고 하셔서 함께 얘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 부모님의 이야기인 즉슨, 아들이 현재 고등학교에서 친구들과의 문제도 많고 적응을 잘 못해서 성적이 그리 좋지 않은데, 어떻게든 이름있는 대학에 들어갈 수 있도록 스팩을 만들어 달라는것이었습니다. 해주기만 한다면 억대의 비용을 줄 수 있다고 했습니다.
첫째로, 있지도 않은 일을 만들어 주는 것은 학생을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독약을 주는 것이나 마찬가지 입니다. 하지도 않은 스팩을 거짓으로 만들어서 아이를 대학에 보낸들, 그 대학에서 잘 적응할지도 의문이고 돈과 거짓말로 세상을 속이며 살 수 있다고 가르치는 꼴 밖에 되지 않습니다.
둘째로, 미국 대학이 그리 만만한 곳이 아닙니다.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이 활동과 저 활동이 맥이 이어지지도 않게 이름만 나열해 가지고는 거짓인 것이 분명하게 드러나게 됩니다. 또한 사립대학이나 UC도 대학입학원서를 받고나면 Verification, 즉 검증 과정이 있어서 학생들이 원서에 적은 활동의 증거나 담당자의 검증 편지를 보내라고 합니다. 이때 정확한 검증을 하지 못하게 되면 대학 입학 원서 자체가 취소되게 됩니다.
대학 입학 원서의 과정을 그저 힘들기만 한 과정으로 보지 마시고 이 과정을 통해 자녀가 또 배울 수 있는 기회로 보시는 것이 정확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보는 학생들은 입학 원서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웁니다. 자신의 장점이 무엇인지, 또 보완해야 하는 약점은 무엇인지, 대학 입학관 같은 상대에게 어떤 식으로 자신의 장점과 가능성을 어필해야 하는지, 상대의 장점은 어떤식으로 원서에 이야기 해야 하는지 등 뿐만 아니라, 추천서를 받아야 하는 선생님께는 어떤 식으로 부탁을 해야 하는지, 인터뷰에서는 어떤 자세로 어떤 질문을 해야 하는지 등, 교과서에는 없는 그러나 사회생활에 꼭 필요한 정말 중요한 요소들을 배울 수있는 성장의 기회로 보시는 것이 좋을 듯 싶습니다. 억대의 비용을 주겠다는 제안을 거절한 이유도 제가 학생들을 가르치는 입장에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