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묵상(1)

해초 0 524 2022.07.24 09:50
직급의 높낮이를 앉는 의자의 높이에 비유하곤 합니다. 높은 의자에 앉을 수록 그 사람의 위치를 가늠하는 기준으로 삼는 것이지요. 물론 의자의 높이만 가지고 사람의 사회적 계층을 판단하기는 불가능합니다. 다만 계층의 사다리에서 그의 위치가 높은 곳에 있다는 점을 가리켜 줄 뿐입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자리가 주는 영향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직급이 높아진다는 건 그만큼 다른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커진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문제는 그 영향력을 오롯이 자기 자신의 영광과 명예를 위해 사용할 때입니다. 그렇게 얻은 자리를 시인은 오만한 자리라고 불렀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여전히 오만한 자리에 앉는 걸 행복이라고 생각한다는 거에요.

하지만 시인은 우리가 있어야 할 자리를 오만한 자들이 앉는 높은 자리가 아닌 겸손한 자리라고 암묵적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예수께서 잡히시기 전날 밤에 제자들과 마지막 만찬을 나눌 때에도, 제자들은 한껏 마음이 부풀어 있었습니다.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을 유대의 왕이 되는 것 정도로만 인식했던 제자들은 이제 공적을 인정받아 자신들도 높은 관직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는 헛된 망상으로 들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때 예수님의 반응은 묵묵히 자신을 낮추어 제자들의 발을 닦아주신 섬김이었습니다. 섬김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섬기려고 오셨다는 사역의 목적을 직접 행동으로 보여주신 것이지요. 진정으로 우리를 구원의 길로 이끄는 복은 오만한 자리가 아니라 자신을 낮추어 섬기는 자리에서 피어나는 꽃같은 것임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묵상 질문>
내 삶의 궁극적인 방향과 목적이 오만한 자리에 앉기 위한 것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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