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존재

해초 0 935 2021.12.12 13:31
나를 통해 세상이 변화될 때, 나도 완전한 변화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쭉정이가 아니라 알곡이 되려면, 알곡을 맺는 나무도 건강해야 합니다. 건강하지 않은 나무에서는 알곡도 자라나기 어렵습니다. 우리가 자기 신앙생활에 매진하면서, 건강한 교회 공동체를 함께 만들어 가는 이유입니다. 그래야 알찬 알곡들이 그 안에서 맺어지고, 그것을 통해 세상에서도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받아야 할 성령과 불의 세례는, 격하게 소리 지르며 기도하는 신앙의 행태를 뜻하는 말이 아닙니다. 진정한 변화 없이 행하는 감정의 분출로는 쭉정이를 알곡으로 결코 만들지 못합니다. 불로 태워서 완전히 다른 것으로 변화시키듯이, 새로운 피조물로 거듭나야 합니다. 신학자인 폴 틸리히는 이를 두고 “새로운 존재(new being)”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알곡은 바로 이처럼 새로운 존재가 되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그것은 물로 세례를 받고, 세례 교인이 되었다는 사실이 증명해 주는 것도 아닙니다.

지금까지 자기의 유익과 편리 만을 추구했던 삶에서 벗어나, 이웃과 공동체를 위해 이전의 자기 중심적 삶을 내려놓는 변화가 뒤따라야 합니다. 그리스도의 말씀 안에서 이전의 이기적이고 본능적 욕구 중심의 삶을 탈피하는 것입니다. 자기 본위로 자신만 바라보던 시선을 버리고, 주변의 세상을 돌아 보는 변화를 경험하는 것입니다. 껍데기를 벗는 불편함과 아픔이 뒤따를지라도, 믿음으로 그리스도의 말씀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불로 태워서 새롭게 변화되는 것이 어찌 쉬운 일이겠습니까! 그래도 거기서 멈추지 않고, 새로운 존재가 되기 위해 실천하는 것입니다. 그 때, 비로소 껍데기를 벗고 진정한 알곡이 될 수 있습니다. 그것이 우리가 바라던 공정하고 공평한 세상의 정의를 이루는 길이기도 합니다. 모두가 함께 알곡을 수확하는 기쁨을 누리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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