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만찬의 의미 (2)

그렇다면 모든 교회가 그리스도의 임재를 체험하기 위해 함께 나누는 성찬의 의미를 성경은 어떻게 정의내리고 있을까요? 세계 교회가 공동으로 작성한 세계성찬주일 예식서는 성찬의 의미를 다음의 다섯 가지로 요약한 바 있습니다. 첫째, 성만찬은 하나님께 올려 드리는 감사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성만찬을 뜻하는 말 중에는, Eucharist 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Eucharist라는 말은 ‘감사하는 마음을 갖다’ 라는 헬라어 “유카리스테오"(εὐχαριστέω)에서 나온 말입니다. 즉, 성만찬은 감사의 자리라는 뜻입니다. 생명의 근원이신 창조주 하나님과 만찬에 올릴 먹거리를 제공해 준 대자연에 감사를 표하는 자리입니다. 우리가 함께 나눌 빵과 포도주는 이 땅의 선물입니다. 때문에 우리도 선물을 준 대자연의 소중함을 기억하고 이를 지키며 사랑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특히 팬데믹을 통해 우리는 하나님이 창조하신 대자연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대자연이 파괴되면, 결국 우리의 밥상도 무너질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지요. 그러나 성만찬은 무엇보다 우리의 대속을 위해 아낌없이 자신의 살과 피를 주신 그리스도의 값없는 은혜에 진정으로 감사의 찬양을 올려 드리는 자리임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둘째, 성만찬은 주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의 은총을 기념하고자 하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예수께서는 자신의 죽음이 가까이 온 것을 예상하면서 제자들과의 마지막 식사를 마련하셨습니다. 예수께서 마련한 이 마지막 밥상은 여타의 식탁공동체와는 구별되는 것이었습니다. 전통적으로 근동 사람들에게 공동 식사는 ‘평화’, ‘신의’, ‘형제애’, ‘용서’를 의미하였습니다. 그래서 식사에 참여한 모든 사람은 하나님 앞에서 하나의 공동체를 이룰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무엇보다 제자들과의 마지막 식사는 예수님의 죽음과 운명에 참여하는 새로운 공동체로의 초대를 의미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제자들에게만 한정된 초대는 아닙니다. 오늘날 우리도 성만찬의 예식에 참여하라고 초대받았습니다. 성만찬에 참여함으로써 우리도 주님의 공동체에 속하는 영광을 누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오늘 우리가 떡을 떼고 잔을 마시는 것은 이천 년 전에 우리를 위하여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주 예수 그리스도를 기억하며 주님의 식탁공동체에 참여한다는 의미를 갖는 것임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