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치 있는 삶

해초 0 49 09.15 03:55
예부터 한자 문화권에서는 인간만이 지닌 고유한 특징 중 하나가 바로 양심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양심은,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고유한 본성이라고 간주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부끄러움을 매우 자연스러운 인간의 도덕적 감정으로 여겼습니다. 실제로 중국 고전인 <맹자>에 보면, “인불가이무치(人不可以無恥)”라는 구절이 나옵니다. 이를 풀이하면, ‘무릇 사람이라면 부끄러운 마음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라는 뜻입니다. 하지만 맹자도 인간이 양심에서 벗어나 살아갈 수밖에 없는 유한한 존재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완전하지는 않지만 양심을 따라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을 부끄러움을 아는 것에서 찾았던 것입니다.

한자 문화권에서는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을 “염치(廉恥)”라고 부릅니다. 사전적 의미에 따르면, 염치는 ‘체면을 차릴 줄 알며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입니다. 우리가 종종 사용하는 ‘얌체’라는 말도 여기에서 나온 말인데, 염치가 없는 사람을 낮잡아 부른 단어라고 하지요. 반대로 성인의 삶을 살려면, 염치 있는 행동을 하고 사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겼습니다. 동양 사상에서 말하는 성인의 삶을 기독교 신앙의 언어로 바꾸면, 의인이 되는 길에 견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까 의인이 되는 길도 염치 있는 삶을 통해 완성될 수 있다고 본 셈입니다. 한마디로 구원의 길을 위해 믿음의 사람들에게 필요한 요건 중 하나가 바로 염치 있는 삶, 곧 부끄러움을 아는 모습이라는 거에요. 비록 완전하지는 않더라도, 날마다 동행하시는 하나님을 바라보며 부끄러움을 아는 염치 있는 삶을 사는 것이야말로 믿음의 길을 가는 그리스도인의 모습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신앙적 염치를 잃어 버린 얌체가 아니라,  빛과 소금으로 사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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