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운 예배

해초 0 83 07.27 05:08
작년 초부터 시작한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 현상이 아직까지 그 기세가 꺾이지 않고 전세계를 움츠려 들게 만들고 있습니다. 종교 개혁 후 기독교 500년 역사에서도 전례가 없는 전염병 유행으로 인해, 우리는 온라인 예배라는 새로운 신앙 형태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 생각했지만, 이제 온라인을 통한 예배가 익숙해져 버려서 이전과는 다른 신앙 생활이 가능해진 시대가 되었습니다. 앞으로 이러한 변화가 교회와 성도들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가져다 줄지는 좀 더 지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어떠한 형태이든 예배의 본질적 의미와 신앙의 중심마저 흔들려서는 안된다는 점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레위기의 제사 규정은 예배 드리는 자의 태도에 대한 좋은 가르침을 준 바 있습니다. 율법에 따르면, 제물을 잡고 처리하는 모든 과정은 제사를 드리는 자의  몫이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제물의 가죽을 벗기고, 각을 뜨며 씻는 모든 일을 제물을 드리는 자가 직접 해야 하는 것이라고 정한 것이지요. 제사장은 피를 뿌리고 태우는 일만 했을 뿐입니다.

이는 제사를 드리는 자가 뒷짐 지고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직접 참여하여 제사의 일부분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가르쳐 줍니다. 제물을 잡기 위해 피비린내와 여러 악취를 감내하는 것은 물론이고, 다소 힘들고 불편한 일을 직접 행함으로써 자신을 철저하게 하나님 앞에 맡기는 과정을 체험하는 것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예배는 그저 자기 편한 시간에 와서 잠시 앉았다가, 소위 “출석부 체크”나 하고 돌아가는 무의미한 시간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남이 부르는 찬양이나 감상하고, 마음에 드는 설교를 즐기기 위한 시간이 아니란 뜻입니다. 마치 제물을 잡아 각을 뜨듯이 하나님 앞에 자기 자신을 정성스럽게 올려 드리는 시간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잠시의 불편함과 수고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직접 하나님을 만나기 위해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예배자의 자세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때 비로소 역겹던 비린내 조차 향기로운 예배로 하나님께서 기뻐 받으실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진정으로 살아 숨쉬는 예배의 본질과 예배를 향한 그리스도인의 신실함이 회복되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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