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문일소(開門一笑)
해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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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29 08:48
“개문일소(開門一笑)”라는 말이 있습니다. 문을 열면 하나의 웃음이 피어난다는 말입니다. 물론 열려야 할 문은 사람의 마음이겠지요. 예부터 웃는 얼굴에는 복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만큼 웃음은 삶의 활력소가 된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마음의 문을 하나 열어서 생명의 힘을 얻는 이 길을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어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얼굴에서 웃음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은 까닭은 무엇 때문일까요? 요한계시록 3장 20절에 보면, “볼지어다 내가 문 밖에 서서 두드리노니 누구든지 내 음성을 듣고 문을 열면 내가 그에게로 들어가 그와 더불어 먹고 그는 나와 더불어 먹으리라”는 예수님의 말씀이 있습니다. 그저 문 하나만 열면, 진정한 복이 열릴 것이라는 권면의 말씀입니다. ‘개문일소’가 말그대로 실현 가능해 진다는 뜻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문을 쉽게 열지 못하는 이유는 인간의 두려움과 연관이 있습니다. 문을 열기가 두려운 것은 그 뒤에 뭐가 있을지 몰라서도 그렇지만, 그보다 지금 누리고 있는 걸 놓치기라도 할까 봐 두렵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내려 놓을 게 많을수록 그만큼 두려움도 커진다고 하지요. 부잣집 담벼락이 높은 것도 같은 이유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유명 인사 주변은 신변보호를 해도, 홈리스 주변은 오히려 사람들이 피해 다니는 것만 봐도 그렇습니다. 잃을 게 많은 사람들의 경계가 심한 것도 다 두려움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시편 기자는 주의 궁정에서의 한 날이 다른 곳에서의 천 날보다 좋다고 고백한 바 있습니다. 진정한 복이 무엇인지를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문을 열고 그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는 복을 누리니 만면에 웃음이 가득할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반면 탐욕과 무지로 문을 꼭 닫은 이들에게 웃음은 그저 남의 일일 뿐입니다. 두려움과 웃음은 동전의 양면 같으니 말입니다. 웃음기가 사라진 세상을 사는 우리가 지금 그 문을 열어야 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