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 충만의 의미

성령으로 충만하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요? 어떤 이들은 불과 같이 뜨거운 심적 상태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성령으로 충만한 모습을 성령의 불을 받아 영적으로 뜨거워진 상태와 동일시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성경에서 뜨거운 불로 성령을 비유한 것은 불을 통해 사물의 본질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생각에서 연유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냉담자(冷淡者, inactive Christian)라는 말을 들어보신 일이 있나요? 흔히 교인이면 으레 행하는 신앙생활을 실천하지 않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입니다. 말 뜻 그대로 이해하면, 마음이 얼음처럼 단단하게 굳은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대인들을 비롯해서 초대 교회의 신자들은 불이 이러한 마음을 녹이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본 것이지요. 

불의 속성은 변화시키는 능력에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성령도 인간의 굳어진 속성을 변화시키는 불같은 능력이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성령 충만의 의미를 단지 알 수 없는 방언을 하는 특정한 현상으로 한정해서는 안되는 이유입니다. 오히려 성령 충만은, 심령을 변화시킬 수 있는 성령의 속성 그 자체에서 의미를 찾아야 합니다. 성령이 임하면, 죄로 물든 영이 변화될 수 있습니다. 성령이 임하면, 자기 중심으로 가득 차 교만했던 마음이 변화될 수 있습니다. 성령이 임하면, 무너져 버린 상처가 새롭게 아무는 변화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성령이 임하면, 메말랐던 삶이 생기로 가득 차 열매를 맺는 변화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성령이 충만하여 일어나는 역사입니다. 그것은 개인의 변화만이 아니라, 세상도 변화시키는 놀라운 힘입니다. 역설적이지만, 성령의 충만은 채움이 아니라 비움을 통해 변화하는 힘이라는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