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음과 한 뜻으로

해초 0 1,333 2021.04.10 04:04
초기 기독교인들은 단순히 모여서 군락을 형성한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함께 공동으로 소유하며 사용하는 신앙공동체를 이룬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빈부의 차이가 없이 똑같이 나누고 사용하는, 다시 말해 “네 것”과 “내 것”을 구별하지 않고 공유하는 삶을 실천했다고 합니다. 물론 이러한 공유 공동체의 개념을 복잡 다단한 현대사회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을 통해 한가지 중요한 교훈을 얻을 수는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사익의 추구가 공동체적 삶의 목표가 될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모든 것을 공유하는 공동체가 가능하려면, 함께 사는 공동체 정신이 없이는 불가능하지요. 구성원들 중의 누구라도 사익을 목표로 삼는 순간 공동체는 무너지기 마련입니다. 물론 개인의 삶을 완전히 부정하라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모두가 삶의 공통된 목적을 나누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것을 바울은  “한마음과 한 뜻이 된” 믿음의 공동체로 표현하였습니다. 이 표현은 신명기 6장 5절의 “너는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라”는 구절에서도 인용된 바 있습니다. 그러니까 믿음의 공동체란 한마음과 한 뜻이 되어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라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한마음과 한 뜻이 믿는 자의 자세를 표현한 말이라면, 그렇게 해서 추구해야 할 공동의 목표는 바로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에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놀랍게도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도, ‘한마음 한 뜻’을 가진 공동체를 ‘사랑의 공동체’와 동일한 의미로 사용한 흔적이 있습니다. 여기서 사랑도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사람에 대한 공감의 적극적 표현으로 정의 됩니다. 한마디로, 한마음 한 뜻이 된 공동체는 사랑으로 이루어진 공동체라는 것이지요. 이를 통해 우리는 하나님의 사랑을 함께 나누는 사랑의 공동체야 말로, 이 시대의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부활을 통해 만들어가야 할 공동체의 모범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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