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의 길

해초 0 1,287 2021.03.27 08:01
지난 주 아틀란타 총격사건을 계기로 미국사회에서 아시안 인종에 대한 혐오 범죄와 인종차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아시안에 대한 인종 문제는 “모범적 소수인종 신화 Model Minority Myth”에 가려져 있었습니다. 간혹 인종 차별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속으로 참고 넘어가는 성향이 강해서 사회적으로도 크게 부각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또다른 소수인종인 흑인이나 히스패닉과의 갈등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아 보였습니다. 그러나 백인 우월주의(White Supremacy)가 실현되는 곳에서 아시안도 어쩔 수 없는 인종갈등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최근의 사건들을 통해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인종갈등의 모든 문제를 특정한 인종에만 국한시키는 것은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보다 더 주의해야 할 것은 그것이 인종이든 아니면 부와 권력이든, 인간이 인간 위에 설 수 있다는 오만입니다.

성공의 열패주의로 타인을 차별하는 행위는 결코 이 땅에 생명의 존중과 평화를 이루기 위해 오신 그리스도의 말씀에 합당한 것이 아닙니다. 그들의 눈에는 십자가의 길이 미련해 보일지 모르지만, 하나님을 등지고 가는 그들이야말로 멸망의 길을 가는 것입니다. 따라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우월한 힘으로 남과 구별하여 세상을 분열시키려는 시선이 아니라, 그러한 시선을 만든 세상의 우상을 돌무더기 하나 남기지 않고 완전히 무너뜨리려는 결단과 실천입니다. 그리고 버려진 돌처럼 보인 그리스도를 머릿돌 삼아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음으로, 풍성한 열매를 맺듯이, 옛 것을 벗어버리고 그리스도 안에서 새 생명으로 부활을 경험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오늘 우리가 걸어가야 할 십자가의 길입니다. 그 길 위에서 인종과 성별, 국적 그리고 어떠한 사회적 지위에 상관없이 모두가 평화와 참된 기쁨을 누리는 새 세상을 열어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Comment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13 시편 묵상(20) 해초 2023.01.21 278
112 성탄의 축제 해초 2022.12.18 351
111 시편 묵상(19) 해초 2022.11.19 348
110 시편 묵상(18) 해초 2022.11.19 326
109 시편 묵상(17) 해초 2022.11.19 331
108 시편 묵상(16) 해초 2022.11.19 311
107 시편 묵상(15) 해초 2022.11.19 312
106 시편 묵상(14) 해초 2022.10.01 349
105 시편 묵상(13) 해초 2022.10.01 377
104 시편 묵상(12) 해초 2022.10.01 351
103 시편 묵상(11) 해초 2022.10.01 370
102 시편 묵상(10) 해초 2022.08.26 472
101 시편 묵상(9) 해초 2022.08.26 432
100 시편 묵상(8) 해초 2022.08.26 391
99 시편 묵상(7) 해초 2022.08.26 417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