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의미
해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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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20 08:31
노아의 홍수 사건은 너무나 잘 알려진 성경의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홍수 이야기를 읽으며 우연히 이런 생각을 해본 일이 있습니다., 어쩌면 홍수는 생명을 죽음으로 몰아간 심판의 도구가 아니라, 우리를 향해 흘리신 하나님의 눈물이 아니었을까 라는 상상입니다. 어릴 적 말을 잘 듣지 않아서 어머니에게 회초리로 혼난 일이 있었습니다. 나중에 들어 보니, 매를 맞으면서도 제가 이를 악물고 눈물 한 방울 조차 흘리지 않더라는 겁니다. 어린 맘에도 눈물을 보여선 안된다는 자존심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매를 맞는 것이 영 못마땅했던 것인지 그렇게 버티고 서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일로 인해 정작 눈물을 흘린 것은 제가 아니라 바로 어머니였습니다. 매를 맞고 잠든 아들을 보니까, 그게 더 안쓰러우셨던 모양입니다. 어머니도 말 안 듣고 끝까지 버티는 아들에게 막상 회초리를 들었지만, 맞아서 상처가 난 다리를 보자 눈물이 왈칵 쏟아 지더라는 거에요. 상처는 아들의 다리에만 생긴 것이 아니라 사실은 어머니의 마음에도 깊게 남았던 것이지요. 그렇게 눈물을 흘리고 있는데, 자는 줄 알았던 제가 벌떡 일어나서 “엄마, 다시는 안 그럴게” 라고 용서를 구하며 울더라는 겁니다. 회초리는 이를 악물고 버티던 녀석이 어머니의 눈물에는 금방 손을 들고 만 것이지요.
안데르센의 동화 “눈의 여왕”에 보면, 주인공의 심장에 박혀 얼음같이 차가워진 사람으로 만든 거울 파편을 녹여 없앤 것은 사랑하는 사람의 눈물이었습니다. 얼어붙은 마음을 녹이는 눈물, 그 뜨거운 사랑의 표현이야말로 진정 사람을 살리는 힘이라 할 수 있습니다. 눈물을 흘릴 수 있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그것이 바로 눈물이 가진 의미입니다. 그런 점에서, 노아의 홍수이야기는 우리를 향한 회초리가 아니라 사랑하는 자녀들을 위해 흘리신 아버지 하나님의 눈물이 아니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