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타비(我是他非)

해초 0 1,637 2020.12.26 04:43
한국의 지성인들이 뽑은 2020년 올해의 사자성어로 '아시타비(我是他非)'가 선정되었습니다. 글자 그대로 '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는 뜻입니다. ‘아시타비’는 원전(原典)이 따로 없이 '내로남불'이란 유행어를 한문으로 옮긴 신조어입니다. 매년 발표되는 올해의 사자성어로 신조어가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내로남불'도 세태를 꼬집은 말인데, 그 뜻이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란 말의 앞 글자만 따서 만든 유행어라고 하지요. ‘아시타비’란 신조어를 만든 것은 모든 것의 판단 기준을 자기 자신에게만 두는 세태와 연관이 있습니다. 공정하고 객관적인 기준이 아니라 지극히 자기의 주관적인 판단을 잣대 삼아 세상을 바라보면, 문제가 생기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게다가 모두 다 자기 자신만의 기준을 주장한다면 세상이 어떻게 될 지는 너무나 자명합니다. 세상은 온통 자신의 주장만을 내세우는 이기적 존재들로 가득 차 갈등과 불협화음이 일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경고하며, 바울 사도는 오직 하나님 한 분만이 진정한 판단의 기준이라는 사실을 주지시켜 준 바 있습니다. “그러므로 남을 판단하는 사람아, 누구를 막론하고 네가 핑계하지 못할 것은 남을 판단하는 것으로 네가 너를 정죄함이니 판단하는 네가 같은 일을 행함이니라 이런 일을 행하는 자에게 하나님의 심판이 진리대로 되는 줄 우리가 아노라” (로마서 2:1-2) 모든 행위의 절대적인 판단 기준은 오직 하나님께 달려 있다는 사실을 가르쳐 준 말씀입니다. 하나님의 말씀 만이 진리의 기준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는 것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신앙생활은 자기 중심적인 시선을 벗어 던지고, 하나님께로 그 중심을 이동하는 삶입니다.  그것이 바로 자기를 기준으로 삼은 ‘아시타비’의 어지러운 세상을 벗어나, 더불어 함께 사는 평화와 공생의 지름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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