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의 정당성

해초 0 1,789 2020.12.04 14:58
탈무드를 보면, 선과 악에 관련하여 흥미로운 이야기 하나가 나옵니다. 노아가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방주를 다 만들고 모든 동물의 한 쌍 씩을 태우려 합니다. 그 때 “선”이라고 하는 녀석이 혼자 타려고 들어 오자 노아가 다른 한 쌍을 마저 데려오라고 일러줍니다. 그래서 자기의 짝을 찾아 다니던 ‘선’은 결국 자기와 전혀 다른 ‘악’을 데리고 방주에 들어가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세상에 ‘선’과 ‘악’이 공존하게 된 이유라고 이야기는 전합니다.
 
물론 궁극적인 선과 악은 외적으로는 정반대의 성향을 가진 다른 무언가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좋은 사람이 있는 것처럼 나쁜 사람도 있을 것이라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날 때부터 좋은 사람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듯이 나쁜 사람도 처음부터 그렇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탈무드의 이야기처럼 선과 악은 언제나 공존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누구나 선한 면과 악한 면을 동시에 가질 수 있고, 과거에 악했다고 해서 지금이나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보장이 없는 법입니다.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단편소설인 “지킬박사와 하이드”처럼, 사실 한 인간 안에 선과 악의 이중성이 모두 나타나고 있다해도 틀리지 않습니다. 다만 어떤 성향이 더 강하게 드러나는가의 차이만 있을 뿐이라는 것이지요. 그래서 어쩌면 인간은 끊임없이 내적 갈등과 싸움을 해야만 하는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신앙을 가지고 산다는 것도 그런 면에서 늘 그리스도의 능력과 복음 안에서 선으로 승리하기 위한 투쟁의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의의 면류관을 쓰기 위해 벌이는 선한 싸움을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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