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묵상(35)

해초 0 316 2023.04.01 09:48
“나와 다투는 자와 다투시고 나와 싸우는 자와 싸우소서”라는 시인의 기도는 다소 자기 편향적 호소처럼 들리기 쉽습니다. 자기의 입장에 맞서 싸우는 이를 용납하지 말라는 편협한 간구 정도로 생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내 편이 되어 달라는 구애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예수님은 누가복음 9장 50절에서 “너희를 반대하지 않는 자는 너희를 위하는 자“라고 해서, 목적이 같다면 조금 방식이 다르더라도 함께 동지가 될 수 있다는 취지의 말씀을 하신 바 있습니다. 듣기에 따라서는 예수님도 편가르기를 하시는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이 강조하신 것은 하나님의 일이라는 목적이지 네 것과 내 것의 구분이 명확한 세상의 방식이 아니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시인의 간구는 서로 다름을 판가름해서 편을 들어달라는 생떼가 아니라, 하나님의 일에서 벗어난 죄인과 악인의 길을 피하려는 다짐에 가깝습니다. 오만한 자들의 자리에 앉지 아니하고 오직 여호와의 율법을 따라 살아가고자 하는 신앙의 결단이라는 것이지요. 무엇보다 시인은 불의한 자들을 멸하시고 공의를 세우실 하나님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비록 지금은 관망하는 것처럼 잠시 침묵을 경험하고 있을지라도, 시냇가에 심은 나무가 철을 따라 열매를 맺어 가듯 하나님의 일은 반드시 때를 따라 성취될 것이라 확신하고 있습니다. 그 때가 오면, 까닭없이 세속적 위력을 행사하며 저 편의 의로운 자들을 멸시하던 악인들이 오히려 수치를 당하고, 슬픔으로 곡하는 날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시인은 숨기지 않고 있었던 것입니다.


<오늘의 묵상>
내 편이 되어 달라는 간구 이전에 나도 하나님의 편이 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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