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묵상(34)

해초 0 267 2023.04.01 09:47
음식에 대한 인간의 인식은 다양합니다. 심리학자인 리언 래퍼포트(Leon Rappoport)는 음식에 대한 우리의 생각이 영성과 무관하지 않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모든 음식에는 나름대로의 도덕적 혹은 형이상학적 가치가 내포되어 있다는 거에요. 절기에 맞춰 먹는 음식이나 상징적 의례에 쓰이는 음식에서 쉽게 그 흔적을 엿볼 수 있습니다. 오래 전 마을에서 잔치를 벌이며 공동으로 함께 만들어 먹던 “국수“만 봐도 그렇습니다. 국수를 만들기 위해 동치미 국물을 떠 오고 분틀을 돌려 면을 만드는 일로 마을 전체는 ‘구수한 즐거움’을 경험합니다. 국수의 ‘부드럽고 수수하고 슴슴한’ 느낌은 온 마을 사람들이 함께 공유하는 아련한 기억이 됩니다. 그래서 국수의 맛이 어느새 사람들과 살뜰한 친밀감으로 오래도록 남아 있게 되는 것입니다.
 
국수의 맛이 ‘고담하고 소박한’ 옛사람의 기억을 만들면서, 미각은 이제 신체 감각을 넘어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으로 작용합니다. 시편 기자는 하나님의 선한 도움을 받으면서도 그분을 높여 찬양하지 않는 사람들을 책망합니다. 그것은 마치 미각을 상실한채 음식을 집어 삼키는 동물과 같다는 따끔한 일침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마음 속에 담아 두고 있지 않으니, 그 어디에서도 동(動)함이 없다는 거에요. 감동이 결핍된 영혼없는 무감각의 상태가 되어 버린 것입니다. 여호와의 선하심을 맛보아 알라는 권면은 영적 미각을 회복하여 그 선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마음 속에 깊이 새겨두라는 말과 다름 없습니다. 좀 더 생생하고 친밀하게 하나님을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도록 말이지요. 
 
<오늘의 묵상>
하나님의 말씀을 날마다 음미하며, 선하신 주님을 감사로 찬양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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