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묵상(29)

해초 0 356 2023.02.24 09:42
산하를 웅장하게 울리는 뇌성에 한번쯤 소스라치게 놀라 보신 경험이 있을 겁니다. 칠흑같은 밤하늘을 가르고 섬뜩한 낙뢰가 떨어질 때면, 모골이 송연해지기까지 합니다. 장중한 우레 소리에 가슴을 쓸어 내려본 사람에게 자연은 말그대로 범접하기 어려운 대상이 되기 쉽습니다. 거대한 바위 조차 두동강이를 내버리는 벼락의 위력 앞에서 유약한 인간은 그저 초라한 존재의 현실을 깨닫지 않을 수 없습니다. 유구한 우주의 역사 속에 인류의 이야기는 한낱 ‘찰나‘(刹那)의 순간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처럼 말이지요.

‘장두노미(藏頭露尾)’라는 사자성어가 있습니다. 풀이하면, 머리는 숨겼는데 미처 꼬리를 감추지 못한 상태라는 말입니다. 이 말은 중국 원나라의 문인 장가구가 지은 <점강진·번귀거래사>와 왕엽이 지은 <도화녀>에 등장하는데 ‘쫓기는 타조가 머리를 덤불 속에 숨기지만 꼬리는 미처 숨기지 못해 쩔쩔매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라고 합니다. 세상에 제 아무리 권능을 가진 자라 하더라도, 전지전능하신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내세울 자가 없습니다. 뽐내 봐야 흩어질 먼지와 같은 권세요, 속이려 하나 불을 보듯 너무나 명확하게 드러날 뿐입니다. 여호와의 소리에 세밀하게 귀 기울이라는 시인의 권고가 세상의 진리를 일깨우는 지혜가 아닐 수 없는 까닭입니다. 
 
<오늘의 묵상>
여호와의 소리를 무시하고 자신의 생각과 판단을 먼저 앞세우고 있는 것은 아닌가?

Comment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28 시편 묵상(35) 해초 2023.04.01 315
127 시편 묵상(34) 해초 2023.04.01 274
126 시편 묵상(33) 해초 2023.04.01 943
125 시편 묵상(32) 해초 2023.04.01 267
124 시편 묵상(31) 해초 2023.04.01 966
123 시편 묵상(30) 해초 2023.02.24 312
열람중 시편 묵상(29) 해초 2023.02.24 357
121 시편 묵상(28) 해초 2023.02.24 361
120 시편 묵상(27) 해초 2023.02.24 285
119 시편 묵상(26) 해초 2023.02.24 336
118 시편 묵상(25) 해초 2023.02.24 373
117 시편 묵상(24) 해초 2023.01.21 351
116 시편 묵상(23) 해초 2023.01.21 422
115 시편 묵상(22) 해초 2023.01.21 302
114 시편 묵상(21) 해초 2023.01.21 710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