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묵상(24)

해초 0 428 2023.01.21 08:06
학창 시절 매주 주일 이른 아침이면 혼자 관악산을 걸어 산등성이까지 오르곤 했습니다. 인적이 드문 산정상에서 거친 호흡과 얼굴에 송글송글 맺힌 땀을 아침 공기의 상쾌함이 어루만져 주는 듯한 쾌감을 느껴본 사람은 또다시 산행의 유혹을 떨쳐 내기가 어렵습니다. 물론 첫 발걸음을 떼어 산길에 접어 들 때와 좀처럼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은 오르막길로 들어설 때의 마음가짐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한 걸음을 떼는 것 조차 중력의 무게가 느껴질 때가 되면, 말그대로 무념무상하게 올라가는 것 외에는 생각할 겨를도 없지요. 되돌아가기도 난감한 지점을 지나칠 때면, 무슨 이유로 여기까지 온 것인지 스스로에게 납득할만한 다짐이라도 받아내고 싶은 심정이 들기도 합니다.

기름 부음 받은 자로서 선택된 순간부터 다윗의 길은 평탄치 않았습니다. 마치 여호와의 산에 오르는 심정으로 결단한 길이었지만, 한순간도 숨을 고를 틈을 주지 않으려는 듯 긴장의 연속이었습니다. 대적자들로부터 쫓기는 신세가 되었을 때는 삶의 무게가 오히려 한없이 가벼운 허망함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거룩한 성산의 끝에 오르기 까지 다윗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강하고 능한 여호와 하나님이 동행하여 주신다는 믿음으로 구원의 여정을 결코 포기하지 않았던 것이지요. 천신만고 끝에 하나님의 법궤를 시온으로 호송하게 된 이 순간, 다윗은 형언할 수 없는 벅찬 감동을 경험한 것으로 보입니다. 피눈물로 얼룩진 그의 얼굴을 어루만지는 새벽 공기의 상쾌함처럼, 삶의 여러 고비들마다 위로와 격려로 함께 해 주신 하나님의 자비로운 손길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묵상>
상쾌한 아침 공기처럼 힘든 내 삶에 위로가 되는 주님의 손길을 느껴본 일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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