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묵상(14)

해초 0 359 2022.10.01 08:45
‘어리석다’의 옛 말이 ‘어리다‘입니다. 아직 사물과 현상에 대한 판단이 성숙하지 못해서, 부족한 상태를 일컫는 말입니다. 신앙도 열매를 맺는 과정이라 치자면, 분명 성숙함의 정도가 있기 마련입니다. 시인은 마음 속으로 ‘하나님이 없다’고 하는 사람만큼 어리석은 자도 없다고 말합니다. 신앙이 채 여물지 않은 유아적 상태에 머물러 있다는 뜻입니다. 이 말은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무신론을 가리키는 것이라기 보다, 삶으로 실천하지 못하는 영적 태만함을 두고 한 표현이라고 보는 게 더 적합합니다. 결국 하나님을 무시하고 그 뜻대로 살지 못하는 자들이라는 의미이지요.

그 증거는 시인의 반문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죄악을 행하는 자는 다 무지하냐?“는 물음은 알지 못해서 잘못을 저지르는 게 결코 아닐 것이란 시인의 확신을 담고 있습니다. 죄로 타락한 세상이 된 것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모르기 때문이 아닐 것이란 추궁입니다. 몰라서가 아니라 그렇게 하고 싶은 의지가 애초부터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거에요. 설령 바로잡고 싶은 의지가 생긴다 해도, 이를 실천할 능력이 없는 것도 이유라면 이유라 할 것입니다. 그러다 죄에 익숙해 져서, 본능적으로 타협하며 사는 게 편한 삶이 되어 버린 꼴이기 때문입니다. 무뎌진 영의 양심이 뿌린 씨앗은 더럽고 추악한 죄의 열매를 거두게 할 것이란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오늘의 묵상>
하나님이 없다고 믿는 어리석음으로 영적 태만함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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