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박사의 성형 이야기 5- 팔랑귀가 얼굴을 망친다?

팔랑귀: “귀가 팔랑팔랑 거릴 정도로 얇아서 남의 말에 잘 넘어가고 속는다. 주관 없이 다른 사람의 의견에 따르는 사람을 일컫는다. 비슷한 말로 '습자지 귀', 반대말로 '말뚝 귀' 가 있다.”  

“있잖아요, 신문 광고에 보니까 새로나온 무슨 레이저 기계인데요, 늘어진 피부를 쪼그라 트리고 당겨주고해서 수술 안해도 한 10년 쯤 젊어 보인다던데 그런 기계 있으시죠? 전 정말 얼굴에 칼 대는건 싫거든요.” 아니요, 저 그런 기계없어요. 한번 해보시고 정말이면 저한테 꼭 이야기해 주세요. 저도 한번 해보게요.

“제가 잘아는 친구가 소개한 미용실이거든요, 부작용두 없구, 간단하다 그래서 주사 맞았거든요. 병원에서 쓰는것 보다 최신 개발품이라던데, 가격도 안싸요. 이거 제거할 수 있는거죠?” 아니요, 저는 제거할줄 몰라요, 너무 최신 신상(新商)이라서 그런지 아는바가 없네요.

“저, 인터넷에서 보니깐 쌍꺼풀하구 앞트임, 뒷트임하면서 무슨 인대를 걸어주면 눈이 왕방울만해 진다던데 선생님도 그런 수술 하시죠?”

아니요, 저 정말 그런거 할 줄 몰라요. 그런대요, 눈을 뒤로 일 센티 째면 눈이 그만큼 커진대요? 눈동자가 짼 쪽으로 움직여서 한가운데 있대요? 커진 만큼 속눈썹도 새로 자라나온대요? 원래 안구가 작은사람도 눈이 커진대요?

당신이 원했고, 당신이 결정했고, 당신이 동의해서 수술을 받으셨습니다. 우리 수술하기 전에 한시간 넘도록 한 얘기 또 해가면서 그토록 알기 쉽게 말씀 드리고 ‘잘 았았어요’ 그러셨 잖아요. 그런데 왜? 왜? 내말은 듣지도 않고 믿지도 않고 별로 친하지도 않은 친구가 던진 한마디 “수술하더니 얼굴 버렸다, 얘” 이 한마디에 나를 이렇게 괴롭히십니까? 아직 실밥도 안 뽑았잖아요?

‘One size fits all.’ 아세요? 한가지 크기로 다 맞는다는 얘기죠.

그러면 옛날 만병통치약 아시죠? 한가지 알약으로 모든 병을 낫게 해준다는 건데 믿으세요? 그러면 상태가 어떻든 관계없이 무슨 한가지 완전 특별한 방법으로 모든 늘어진 얼굴이 젊어 보일 수 있다고 믿으시겠군요. 성형외과 의사가 입이 마르도록 해드린 설명보다 친구의 무심한 한마디가 가슴에 와 닿으신다구요? 각종 인터넷 싸이트에서 ㅤㅊㅏㅊ으신 특별한 수술 방법, 수술 전후 사진, 수술 받은 사람들의 경험담이 너무 그럴싸 하시다구요? 누가 어떻게 시술하는지도 모르는 각종 신문 잡지의 스킨케어, 레이저 광고가 눈에 들어 온다구요? 당신을 팔랑귀로 인정합니다.

“Too good to be true.”라는 생각이 혹시 드세요? 어쩌면 당신은 말뚝귀 일지도 모릅니다.

성형은 창조가 아니라 변화이다.

원영택

의박, 한국 성형외과 전문의

산호세 글로벌 성형외과 원장

408 246 75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