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박사의 성형 이야기 14- ‘100 불 밖에’와 ‘100 불 이나’의 차이를 아세요?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자식에게 거는 기대나 배우자에게 바라는 것이나 전부 현실적으로 가능한 만큼만 기대한다면 대통령이 못된 아들이나 미스코리아가 못된 딸 때문에 슬퍼할 일도 없고 돈 못벌어 오고 바람 피우는 배우자를 보고 열내면서 싸울 일도 없을 것이다.

‘머피의 법칙’을 아십니까? 뭐든지 하려고 하면 잘 안되는 현상인데 노래 가사에도 있다. “내가 맘에 들어하는 여자들은 꼭 내 친구 여자 친구이거나 우리형 애인, 형 친구 애인 아니면 꼭 동성동본”, 길 막혀서 돌아가면 공사중, 큰맘 먹고 목욕탕 가면 정기휴일, 뭐 등등 수도 없이 예를 들수 있다. 그리고 ‘샐리의 법칙’이라는 것도 있다. 뭐든지 맘먹고 하기만 하면 다 잘되는 경우로 머피와는 반대의 경우이다.

그런데 이런 모든 경우가 꼭 그렇게 되기로 이미 정해진 것은 아닐거다. 어느 순간과 상황에서 어떤 결정을 내리고 그로 인해 초래된 결과를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머피가 될수도 샐리가 될 수도 있다.

좋지 않은 일을 당했을 때 “나는 늘 왜 이러지? 나는 정말 재수가 없나봐” 하면서 푸념할 수도 있고, “Thank God, It could be worse.” 하면서 안도할 수도 있다. 굳이 예배시간에 들어본 만족과 감사의 설교를 떠올리지 않더라도 마음먹기에 따라 기쁠 수도 슬플 수도 있다는 것이다.

같은 상황은 성형 수술 후에도 벌어진다. 이미 여러번 설명하였으나 다시 말하자면 성형은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자신이 선택한 수술로 얼굴 또는 신체의 일부가 변하는 것이다. 아니 일부만이 변하는 것이다. 수술전 상담시에 충분히 설명을 듣고 수술로서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분명히 알고 그만큼만 기대한다면 의사는 최선을 다해 그 이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수술은 다시 태어나는 것도 아니고 마술봉으로 건드려 변화시키는 순간적인 것이 아니다. 신체조직의 변화는 조직의 손상을 유발하고 손상된 조직이 치유되기 위해서는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다. 내가 선택한 의사가 돌팔이가 아니라면 변화는 확실히 온다. 다만, 언제 얼마만큼 좋아질지는 수술받은 환자보다 수술한 의사가 더 잘 안다.

양심적인 의사는 환자의 환상에 가까운 기대를 부추겨서는 안된다. 또 자기가 한 수술에 아쉬움이 있으면 솔직히 환자에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양심적인 환자는 개선된 변화를 인정하고 불가능한 부분에 관한 아쉬움을 의사에게 불평하지 말아야 한다.

같은 돈이로되 ‘100 불 밖에’ 보다는 ‘100 불 이나’로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훨씬 여유롭고 후덕하게 느껴진다. (나만 그런가?)

성형은 창조가 아니라 변화이다.

원영택

의박, 한국 성형외과 전문의

산호세 글로벌 성형외과 원장

408 246 75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