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추도예배를 드려도 되는 겁니까?(2)

홍삼열 0 5,083 2013.12.16 18:23

만일 고인의 이름으로 치러지는 장례예식이나 추모예식이 실제로 사람이 아닌 하나님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면, 즉 그 예식에서 하나님을 향한 찬양과 고백이 이루어지고, 죽음과 부활에 대한 하나님의 말씀이 선포되고, 그 말씀이 어떻게 고인의 삶과 죽음에 그리고 우리의 삶과 죽음에 적용이 되는지에 초점이 맞추어진다면, 그것이 예배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또 그 예식이 보통 일반 예배의 형식, 즉 찬양과 기도와 말씀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면, 그것을 굳이 예배가 아닌 다른 이름으로 부를 이유가 있을까? 더 나아가 우리가 이런 행사를 예배라고 부르는 이유 중 하나가 우리의 관점을 의도적으로 인간 중심에서 하나님 중심으로 바꾸자는 의도가 아니겠는가? 우리가 하나님이 기뻐하는 신앙인이라면 무슨 일을 하든지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목적으로 하고 하나님이 그곳에서 중심이 되게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하나님의 이름으로 하나님께 영광 돌리기 위해 고인을 기억하는 시간을 갖는 것을 예배로 부르는 것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본다.

일부 기독교인들이 추모/추도예배를 거부하는 또 다른 근거는 이것이 제사에서 행해지는 우상숭배의 변형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전과 똑같이 제사상을 차려놓고 죽은 혼령이 와서 제사음식을 먹는다고 생각하며 단순히 절만 하지 않고 기독교식의 기도를 한다면 이건 옷만 갈아입은 것이다. 겉모양은 예배지만 실제 내용은 우상숭배인 것이다. 기독교는 절대 예배를 통해 고인에 대한 그리움을 부추기는 일도 없고, 죽은 혼령이 와서 제사음식을 통해 산 사람을 만나주는 영적 친교를 인정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음식상을 준비하는 이유가 고인의 혼령과 만나기 위해서가 아니라 단순히 참석하는 분들의 친교를 위해서라면 이건 금할 필요가 전혀 없는 것이다.

고인을 추모하는 시간을 추모예배가 아닌 추모예식으로 부르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추모예배라는 이름을 사용함으로써 의도적으로 고인의 혼령이 아니라 하나님을 예배의 중심 대상으로 삼는 것이라면 굳이 예배라는 이름을 거부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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