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보기도(中保祈禱)에 대하여(2)

홍삼열 0 4,512 2013.09.19 05:05

중보기도라는 표현을 사람에게 적용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분들은 그 표현대신에 도고기도를 사용하는 것이 옳다고 말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 도고라는 단어가 그리스어enteukseis의 의미를 제대로 옮기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이 그리스어 단어는 누군가를 위해서 기도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는데, 도고라는 단어에는 기도한다는 의미만 있지 누군가를 위해서의 의미는 없기 때문이다. 도고(禱告)라는 단어는 글자 그대로 기도하여 고한다는 뜻만을 지니고 있어서, 사실 이 단어만으로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단어인 기도와 별 의미의 차이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이 도고라는 단어 이외에 중보기도의 대체표현으로 제시되는 마땅한 표현이 없기 때문에, 우리가 남을 위한 기도라는 표현을 공식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한 약간 불만족스럽지만 중보기도라는 표현을 계속 사용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쨌든 현실적으로 아무도 들어본 적이 없는 생소한 단어인 도고보다는 많이 들어본 중보기도라는 단어가 더 낫다고 생각한다.

또 어찌 생각하면 우리가 “중보기도”라는 단어를 그렇게 너무 엄격하게 적용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하나님과 어떤 사람 사이에 서서 그 사람을 위해서 하나님께 기도를 드리는 것은 예수님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물론 사람이 다른 사람을 위해서 기도할 때는 자신의 위치에 의지하여 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이라는 그 유일하신 중보자를 통해서 하는 것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남을 위해서 기도할 때는 어느 정도 우리가 하나님과 그 사람 중간에 서서 기도를 한다고 보아야 하는 것이다. 영어의 표현을 사용하자면 예수님은 유일한 중보자 The Mediator가 되시지만 우리는 그 중보자를 통해서 작은 중보자 A mediator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예수님을 통해 사역적인 측면에서” (“본질적으로중보자가 되는 분은 오직 예수님이시다) 어느 정도의 중보자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우리가 남을 위해 하는 기도도 중보기도로 부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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