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에서 영세를 받았는데 다시 세례를 받아야 하나요?

홍삼열 0 7,304 2013.07.30 17:34

얼마 전에 천주교회에 다니던 분이 저희 교회에 오셨는데 자신이 천주교회에서 받았던 영세를 우리 개신교회에서 인정하냐고 물으셨다. 이렇게 물으시는 이유는 자신이 다니던 (한국) 천주교회에서는 성공회를 제외한 다른 개신교회의 세례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천주교의 공식 입장은 그렇지 않다. 적법하게 세례를 받은 사람에 한해서 개신교회의 세례를 인정해주는 것으로 되어 있다. (미국 천주교회는 이 방침을 따른다.) 그러면 무엇이 적법한 세례인가? 신자가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회개의 표시로 세례를 청원한 후 집례자가 물을 사용하여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었으면 그것이 적법한 세례이다. 이 적법성을 증명하려면 세례증명서나 세례 때의 사진 혹은 그때 참석한 사람의 증언을 제출하면 된다.

그런데 어떤 이유에서든 신부가 판단하기에 세례가 실제로 이루어졌는지 혹은 그것이 적법하게 시행되었는지에 대해 의구심이 있을 경우 해당자에게 조건부 세례를 주게 된다. “당신이 세례를 받을 만하면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당신에게 세례를 줍니다.” 이 조건부 세례를 시행하는 취지는 이렇다. 만일 이 사람이 받았다고 하는 세례가 유효할 경우 지금 주는 세례는 무효가 되는 것이고, 그 과거의 세례가 유효한 것이 아닌 경우 지금 받는 세례가 진짜 세례가 되도록 하자는 것이다.

감리교회를 포함한 대부분 개신교회의 세례관은 기본적으로 가톨릭교회의 입장과 같다. 신자가 어느 교단에 속했든지 예수님을 구세주로 영접하고 회개의 은총을 받는 수단으로서 세례에 임하고, 성직자는 성별된 물을 사용하여 삼위일체의 하나님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었다면, 우리는 그것을 적법한 세례로 인정하여 다시 세례를 주지 않는다. 심지어 정통이 아니라고 생각되는 교회에서 세례를 받은 경우에도 위에 설명된 적법성의 요건을 갖추면 그대로 인정을 한다. 왜냐하면 원칙적으로 볼 때 세례는 교리적으로 혹은 윤리적으로 완벽할 수 없는 인간/성직자가 주는 것이 아니라 완전하신 하나님이 그런 불완전한 인간의 도구를 빌어서 주시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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