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 610년 앗시리아 왕 앗수르-우발릿이 갈그미스에 수도를 새로 건립하였다. 중동의 패권에 관심이 있던 애굽왕 느고는 이듬해 여름에 군사를 이끌고 올라와서 앗시리아를 치려고 하였다. 이때 유다왕 요시아는 애굽왕이 북으로 진격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결국 애굽 군대의 북진이 자신의 왕국에 해가 될 것을 걱정해서 “하나님이 주신 예언의 말씀”을 무시하고 애굽 군대와 전쟁을 벌였다. 왕이 아닌 것처럼 변장하고 전쟁에 임했는데 우연히 적군의 화살에 맞아 중상을 입고 급히 궁중으로 돌아왔지만 치료하지 못하고 39세의 젊은 나이에 죽고 말았다.
이것이 역대하 35장에 기록된 내용인데 우리는 여기에서 애굽왕 느고가 하나님께서 자신을 통해 말씀하셨다고 하는 이상한 주장을 듣게 된다. “유다 왕이여 내가 그대와 무슨 관계가 있느냐 내가 오늘 그대를 치려는 것이 아니요 나와 더불어 싸우는 족속을 치려는 것이라 하나님이 나에게 명령하사 속히 하라 하셨은즉 하나님이 나와 함께 계시니 그대는 하나님을 거스르지 말라 그대를 멸하실까 하노라”(역대하 35:21). 느고가 이 말을 하는 대상은 다름아닌 유다의 성군이요 종교개혁자로 알려진 요시야 왕이다. 상황이 완전히 거꾸로이다. 요시야 왕이 하나님의 뜻을 거역하는 느고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한다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역대하 35장의 상황은 정반대이다. 느고는 하나님의 뜻을 거역하는 요시아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지만 요시아는 이것을 거부해서 결국 죽음을 당하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요시야가 몸을 돌이켜 떠나기를 싫어하고 오히려 변장하고 그와 싸우고자 하여 ‘하나님의 입에서 나온 느고의 말’을 듣지 아니하고 므깃도 골짜기에 이르러 싸울 때에 활 쏘는 자가 요시야 왕을 쏜지라... 왕이 예루살렘에 이른 후에 그가 죽으니”(열왕기하 35:22~24).
이 이야기에서 우리는 중요한 신앙의 질문을 하게 된다. 하나님은 불신자의 입을 통해서도 말씀하시는가? 요시야 같은 훌륭한 신자에게도 하나님은 불신자를 통해서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시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