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브리서에 보면 성도와 목회자의 관계에 대해 설명하는 구절이 여럿 등장한다. “너희는 삼가 말씀하는 이를 거역하지 말라 땅에서 경고하신 이를[모세를] 거역한 그들이 피하지 못하였거든 하물며 하늘로부터 경고하신 이를[그리스도를] 배반하는 우리일까보냐”(12:25절). 이것은 광야에서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던 모세를 사람들이 거역했을 때 그들이 죽임 당한 예를 제시하면서 그리스도를 거역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더 큰 벌을 받게 될 것인지를 생각하라는 경고의 말씀이다. 그래서 이 구절은 일단 설교하는 목회자에 포커스를 맞춘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에게 포커스를 맞춘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그러나 여전히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사람을 거역했을 때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기본 원칙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다음 13:17절에 보면 왜 목회자에게 순종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너희를 인도하는 자들에게 순종하고 복종하라 그들은 너희 영혼을 위하여 경성하기를 자신들이 청산할 자인 것 같이 하느니라 그들로 하여금 즐거움으로 이것을 하게 하고 근심으로 하게 하지 말라 그렇지 않으면 너희에게 유익이 없느니라.” 여기에 성도들이 목회자에게 순종해야 하는 이유가 나오는데, 그렇게 해야 목회자가 기쁨으로 사역을 감당하고, 그럴 때 성도들에게 유익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 신학적으로나 윤리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있는 목사에게도 무조건 순종해야 하는가? 13:7절을 보자. “하나님의 말씀을 너희에게 일러 주고 너희를 인도하던 자들을 생각하며 그들의 행실의 결말을 주의하여 보고 그들의 믿음을 본받으라.”성도는 목회자의 행실의 결말을 주의하여 관찰할 필요가 있다. 목사가 뭘 잘못하나 불꽃같은 눈으로 감찰하라는 말이 아니라, 길게 봐서 목사가 얼마나 하나님 앞에 진실하게 목회하는지를 살피고 그의 믿음을 본받아 살라는 말이다. 물론 이것은 좋은 케이스를 염두에 둔 권면이다. 목사가 맡겨진 직무를 제대로 수행했다면 그의 “행실의 결말”이 선할 수밖에 없고, 성도는 그것을 진실된 믿음의 표현으로 받아들여서 목사의 믿음을 본받아 사는 것이 정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