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의 아레오바고 전도(4)

홍삼열 0 2,623 2018.05.09 04:04

선교와 토착화의 관계를 어떻게 정립하는가에 따라 선교의 운명이 좌우되는 예를 천주교의 조선 선교에서 볼 수 있다. 천주교는 중국을 통해 조선으로 선교했는데 그때 중국의 상황은 주도권이 막 예수회(Jesuits)에서 프란치스칸(Franciscans)과 도미니칸(Dominicans)으로 넘어갔을 때였다. 예수회는 기본 선교방침이 토착화이다. 선교사는 반드시 토착문화 속으로 들어가서 현지 사람이 되어야 하고 현지 문화를 통해 복음을 전해야 한다. 그들은 이런 토착화 방침에 의거하여 조상제사를 중국문화의 하나로 인정했고 그래서 명나라 황실의 저항을 받지 않았다. 그러다가 1773년에 정치적인 이유로 유럽에서 예수회가 해체될 때 자연히 중국에서도 예수회가 사라지게 되는데 그 빈자리를 도미니칸과 프란치스칸들이 채웠다. 이것이 중국에서 천주교 박해로 이어지는 계기가 되는데, 그 이유는 이 두 수도회는 조상제사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조선에 천주교가 전해진 때가 바로 이 시기였다. 만일 예수회를 통해 천주교가 전래되었다면 양상이 많이 달라졌겠지만, 프란치스칸과 도미니칸을 통해 선교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조선에서도 대대적인 박해가 시행되었다. 이들은 조상제사를 전통문화로 인정하지 않았고, 그래서 조선인들 눈에 천주교는 조상제사를 금하는 무부무군(無父無君)의 종교로 인식되었던 것이다.

토착문화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가지는가 하는 문제는 단순히 이론적 차원에서 그치지 않고 실제 현장에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각자의 신앙에 따라 다른 태도를 취하게 될 때 그것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게 될는지를 미리 예측하고 충분히 대비를 할 필요가 있다. 선교의 방법은 하나만 있는 게 아니다. 이런 것도 있고 저런 것도 있다는 것을 알고 그 중에서 선택하고 감당할 것은 감당하는 것이 좋다. 한 가지만 알고 무조건 그것만이 진리라고 생각하면 예상치 못한 엄청난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 우리는 다양한 상황에 맞는 다양한 방법을 찾아 전도/선교해야 한다. 그래야 효과적으로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하고 교회를 세울 수 있다.

 

Comment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372 성경의 언약 6: 언약에 나타난 하나님의 성품 댓글+1 홍삼열 2020.05.18 3200
371 성경의 언약 5: 새 언약 댓글+1 홍삼열 2020.05.18 2685
370 성경의 언약 4: 다윗 언약 홍삼열 2020.05.18 3489
369 성경의 언약 3: 모세/시내산 언약 홍삼열 2020.05.18 2349
368 성경의 언약 2: 아브라함 언약 홍삼열 2020.05.18 1944
367 성경의 언약 1: 노아 언약 홍삼열 2020.05.18 3104
366 테바 인생(3) 홍삼열 2020.05.18 2015
365 테바 인생(2) 홍삼열 2020.05.18 2089
364 테바 인생(1) 홍삼열 2020.05.18 2193
363 비교는 인생을 망친다(5) 홍삼열 2020.04.06 2102
362 비교는 인생을 망친다(4) 홍삼열 2020.04.06 2853
361 비교는 인생을 망친다(3) 홍삼열 2020.04.06 1957
360 비교는 인생을 망친다(2) 홍삼열 2020.04.06 2695
359 비교는 인생을 망친다(1) 홍삼열 2020.04.06 2593
358 하나님은 불신자의 입을 통해서도 말씀하시는가?(2) 홍삼열 2020.02.28 3145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