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인들끼리 비즈니스 거래를 해도 되나요?(1)

홍삼열 0 3,108 2016.04.12 15:21

사회의 일반 모임과 마찬가지로 교회도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 행해지는 모든 종류의 일들이 교회에서 이루어진다. 그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교인들 간의 비즈니스 거래이다. 교인들은 정기적으로 교회에서 만나서 얼굴을 익히고 신앙의 친구가 되었으니까 어떤 물건이나 서비스가 필요한 경우 이왕이면 아는 교인에게서 사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어떤 물건이나 비즈니스를 판매해야 하는 사람의 경우도 이왕이면 잘 아는 교인에게 파는 것이 용이하지 않겠는가? 따로 비즈니스를 목적으로 시간을 내어서 만나지 않아도 자연히 교회에서 만나게 되는데 그런 좋은 기회를 이용하는 것이 파는 사람이나 사는 사람에게 당연한 일이 아니겠는가?

그러나 교회 안에서의 상거래 행위는 편의성이 있는 동시에 부자연성 혹은 위험성을 포함한다. 왜냐하면 잘 아는 교인이 어떤 것을 사달라고 부탁할 때 실제로 이걸 거절하기가 힘 들기 때문이다. 아예 모르는 사람이 와서 사달라고 하면 필요 없다고 거절하면 그만인데 교회 안에서 이런 저런 일로 협력을 해왔고 신앙으로 묶여 있는 사람이 와서 사달라고 할 때 이걸 딱 잘라 거절하기가 너무나 힘든 것이다. 그래서 교회 밖에서는 절대 사지 않을 물건도 같은 교회에 다니는 사람이 부탁하기 때문에 사는 경우가 생기게 되고, 이 때문에 나중에 후회를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 그것은 물건이나 서비스를 파는 사람의 경우 더 이상 교인이 교인으로 보이지 않고 고객으로 보인다는 사실이다. 같은 교회에 다니는 모든 사람은 신앙의 동반자라기보다는 잠재적 고객이기 때문에 교인들에게 하는 말이나 행동은 더 이상 순수하지 못한 동기, 즉 경제적 동기로 채색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이 사람의 신앙생활은 비정상적인 방향으로 흐르게 된다. 신앙이 변색된다. 교회는 만민이 기도하는 집이기 때문에 교회를 강도의 소굴로 만들지 말라고 예수님이 경고하셨는데, 교인들을 (잠재적) 고객으로 보는 사람은 이런 예수님의 경고를 무시하고 교회의 기본 목적인 기도와 예배를 등한시하게 되는 것이다. 당연히 신앙이 퇴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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