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면 이단 교회에서 세례 받은 사람의 경우 정통 교회로 들어오기를 원할 때 그들의 세례를 인정해주어야 할까? 그 교회의 이단성의 정도에 따라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만일 다른 것은 몰라도 세례의 내용과 형식의 면에서는 성서의 가르침을 따른다면 그들의 세례를 인정해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해서 내용면에서 볼 때 그들이 받은 세례가 정통교회에서 믿고 고백하는 삼위일체 하나님의 이름으로 행해졌는지 아니면 삼위의 일부의 이름으로 혹은 (내용상) 교주의 이름으로 행해졌는지를 검토해야 하고, 또 형식면에서 볼 때도 이 세례가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죄 사함 받고 거듭났다는 상징의 의미로 물을 사용했는지 아닌지를 조사해보아야 할 것이다.
물론 어느 교회/교단에서 발견되는 이단성이 얼마나 심각한지는 목회자마다 판단이 다를 수 있다. 신학의 경향성의 차이나 더 나아가서 신학의 변두리 사항에서의 오류까지 다 이단으로 판단하고 정죄하는 목회자도 있고, 정반대 극단으로 가서 무분별하게 신앙의 일치나 타종교와의 일치까지 인정하는 다원론자도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경우 세례를 인정할 수 없는 “분명한” 이단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스스로를 기독교 교단이라고 주장하지만 일반 교회에서 이단으로 생각하는 여호와의 증인, 몰몬교, 안식교 등이 있다. 이런 교회들에서는 세례를 줄 때 물을 사용하지만 우리가 믿는 삼위일체 하나님을 믿지 않기 때문에 아무리 하나님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더라도 정통교회에서는 그 세례를 인정하지 않는다. 한편 최근에 큰 물의를 일으켰던 구원파 같은 이단은 이단성이 상대적으로 약하고 그것도 삼위일체 신앙에는 별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그런 교회에서 받은 세례는 정통교회가 대개 인정한다. 단 잘못된 교리에 대해서는 정식 교인으로 받기 전에 재교육이 필요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어거스틴이 이단 교회에서 세례받은 사람을 교인으로 받을 때 재세례가 아닌 안수로써 정통 교회로 받아준 것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필자는 그런 교회에서 이동해오는 사람에게 교리의 재교육과 더불어 올바른 성령의 임재를 위해 안수기도를 하고 교인으로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