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례를 다시 받고 싶은데요…(2)

홍삼열 0 3,516 2015.09.01 10:36

과거 역사를 보면 세례를 다시 받는 문제와 관련해서 두 가지 상반된 입장이 존재했다. 한편에서는 세례를 비롯한 모든 교회의 성례는 올바른 교리와 집례자의 거룩성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이단교회에서 세례를 받았다든가 아니면 거룩하지 못한 성직자를 통해 세례를 받았다면 그 세례는 무효이고 다시 제대로 된 세례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또 한편에서는 성례는 근본적으로 사람이 주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불완전한 인간을 통해 주시는 것이기 때문에 세례의 합법성이 집례자의 거룩성이나 정통성에 제한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현재 대부분의 정통 교단에서는 이 두 번째 주장을 받아들이고 있다.

250년 데시우스 황제 때 대대적인 박해가 이루어졌는데 그때 상당수의 기독교인들이 배교를 하였다. 그런데 데시우스가 갑자기 죽게 되자 박해가 중지되고 교회에 평화가 찾아왔다. 이때 이전에 배교했던 사람들이 다시 교회로 돌아오기를 원했는데, 로마의 감독인 코넬리우스는 진심으로 참회를 한 사람들이면 다시 교회로 받아줘야 하지 않냐고 하면서 그들을 받아주었다. 그런데 이때 같은 교회의 장로인 노바티안이 교회의 순수성을 외치면서 반기를 들었다. 어떻게 거룩한 교회가 그런 사람들을 다시 받아줄 수 있는가? 그런 사람들을 그렇게 쉽게 받아주는 교회는 더 이상 거룩한 교회가 아니고 그런 교회는 정통 그리스도의 교회일 수가 없다는 것이다. 노바티안은 이런 주장을 펴며 따로 나와서 독립교회를 만들었고, 그리고 정통 교회에서 세례 받은 사람들이 노바티안 교회 교인이 되려고 할 때 다시 세례 받을 것을 요구했다. 거룩하지 못한 이단교회에서 세례를 받은 것은 무효라는 근거에서 그렇게 요구한 것이다.

이와 비슷한 주장이 3세기 카르타고의 감독이었던 시프리안에게서도 발견된다. 시프리안은 이단이 행한 세례는 무효이고 따라서 이단자에게 세례 받은 사람이 정통 교회에 들어오고자 할 때는 다시 세례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해 로마의 감독인 스데반 1세는 물과 삼위일체 하나님의 이름으로 행한 세례는 집례자의 사상이나 윤리성에 상관없이 유효하다는 현재 우리가 믿고 있는 정통교리를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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