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인의 제사를 거부한 하나님은 불공평한 하나님?(1)

홍삼열 0 3,914 2015.07.07 12:59

창세기에 보면 인류의 1대 조상인 아담의 바로 그 다음 대에서 벌써 살인 사건이 일어난 것을 기록하고 있다. 아담과 하와에게 가인과 아벨 두 아들이 있었는데 어느 날 가인이 돌을 들어 아벨을 쳐서 죽였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 가인이 아벨에 대하여 분노하였기 때문이다. 가인은 농사를 짓는 사람이기 때문에 곡물을 가지고 하나님께 제사를 드렸고 아벨은 목축을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양을 가지고 하나님께 제사를 드렸는데 하나님이 아벨의 제사만을 받으신 것이 너무나 분했던 것이다. 납득할 만한 아무런 이유 없이 하나님이 불공평하게 자기를 차별대우한 것이 너무나 분해서 홧김에 동생 아벨을 살해하게 된 것이다.

이 첫 번째 살인 사건을 접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했다. 성경을 읽어보면 특별히 가인이 잘못한 일이 없는 것 같은데 왜 하나님은 가인의 제사를 거절하시면서 그에게 큰 모욕감을 주셨을까? 어떤 사람들은 하나님의 불가예측성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나쁘게 말하면 원래 하나님은 아무런 이유 없이 사람을 차별하시는 분이고, 좋게 말하면 사람의 수준으로는 하나님이 일하시는 방식이 당연히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어떤 기독교인들은 성경에도 없는 나름대로의 개연성 있는 이유를 첨가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서 가인이 곡식을 준비하여 하나님께 제사를 드릴 때 정성을 다하여 드리지 않고 대충 고만고만한 것을 가지고 드렸기 때문에 하나님이 받지 않으신 것이고 아벨은 양으로 드릴 때 최선을 다해서 최상품으로 드렸기 때문에 하나님이 받으신 것이라는 이유를 댄다. 아니면 이 사건에 특별한 영적 의미를 부여해서 하나님이 아벨의 제사를 받으신 것은 신약의 예수님을 예표하는 양으로 희생제사를 드렸기 때문이고 (종종 신약에서 예수님이 하나님의 어린양으로 지칭되었다), 하나님이 가인의 제사를 받지 않으신 것은 복음의 중심인 예수님 없는 곡물로 제사를 드렸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제공한다. 그런데 이런 류의 해석들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왜냐하면 해석의 열쇠는 제물의 성격이나 종류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제물을 드린 사람에게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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