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의 장과 절은 언제 생긴 겁니까?(1)

홍삼열 0 3,834 2015.02.24 09:41

현재 우리가 읽는 성경을 보면 번호가 매겨진 장들과 절들로 구성되어 있고 각 문단마다 제목이 붙어 있다. 또 중간 중간에 동그라미 표시가 있어서 그것으로 새로운 소문단이 시작되는 것을 알려준다. 만일 이런 문학적 도구들이 없었다면 성경읽기가 얼마나 불편할까? 장과 절의 구분이 없는 상태에서 우리가 원하는 성경구절을 찾아 들어간다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그런데 고대 성경사본들을 검토해보면 처음에는 그런 문학적 도구들이 존재하지 않았던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런 도구들은 역사의 어느 시점에서 누군가가 독자의 편의를 위해 성경에 만들어 넣은 것이지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구약성경의 경우 처음의 모습은 히브리어 자음 22개만으로 기록된 형태였다. 신약성경의 경우도 그리스어의 모음과 자음의 대문자로만 기록된 형태였다. 요즘이야 종이가 흔하니까 실수하면 다른 종이를 사용하면 되고, 또 필기도구나 종이의 질이 좋아서 작은 글자까지도 정교하게 써넣을 수 있지만 옛날에는 그렇지 못했다. 아직 종이가 발명되기 전이기 때문에 파피루스나 양피지에다 글을 썼는데 그런 재료들은 값이 비싼 귀한 물품이어서 성경 기록자와 필사자는 절대 실수하면 안 되는 것이고 또 글을 쓸 때는 최대한 좁은 공간에 많은 글자를 써넣어야 하는 것이다. 즉 단어와 단어 사이에 공간이 없이 빽빽하게 글을 써넣어야 하는 것이다. 그것도 대문자로 적어 넣어야 했는데 그 이유는 당시의 필기도구나 재료로는 정교함이 필요한 소문자를 사용하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자 그렇다면 성경이 이렇게 대문자로만 기록되었고 또 단어와 단어 사이에 아무런 공백이나 부호없이 빽빽하게 연결해서 기록되었다면 성경을 읽는 것이 절대로 쉽지 않은 일인 것이다. 읽는 사람이 알아서 단어 사이를 띄어서 읽고 물음표나 마침표 같은 것을 넣어 읽어야 하는데 이게 쉽지 않은 것이다. 더구나 당시 히브리성서의 경우에는 모음이 없이 자음만을 빽빽이 붙여서 기록하였는데 (원래 히브리 사람들은 말을 할 때 당연히 자음과 모음을 함께 사용하여 발음을 했지만 글을 쓸 때는 자음만을 사용했다) 전문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은 이런 성경을 올바로 읽어내기가 힘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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