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인들은 왜 제사를 드리지 않습니까?(2)

홍삼열 0 3,784 2015.01.19 15:52

양반 윤지충은 1790년 말에 집안 대대로 시행해온 조상제사를 폐지하고 신주단지를 땅에 묻어버렸다. 당시 아무도 이것을 모르고 있었는데 그 다음해 여름에 그의 어머니 권씨가 별세했을 때 이 사실이 들통 나 버린 것이다. 왜냐하면 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 아들이 제사를 지내지도 않고 신주(神主)를 만들지도 않았기 때문이었다. 결국 그가 행한 일이 밝혀지게 되면서 진산군수에게 체포되어 사형을 당하게 되었다. 이유는 제사를 지내지 않는다는 것은 부모에 대한 효를 거부하는 것이고, 부모에 대한 효를 거부하는 것은 나라에 대한 충을 거부하는 것이고, 충을 거부하는 것은 곧 국가에 반역하는 행위가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조선의 천주교인들은 신앙의 위기를 맞았다. 천주교는 조상제사를 금하는무군무부”(無君無夫)의 종교, 즉 아버지도 없고 임금도 없는 사악한 종교로 인식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제는 더 이상 천주교를 보유론적 입장에서 이해하려는 시도가 허용되지 않게 되자, 즉 유교와 천주교는 같이 갈 수 없다는 것이 확실해지자, 교인들은 박해를 받아 흩어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현재 가톨릭교회는 조상제사를 고유한 풍속의 한 예로 평가절하하여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원래는 그렇지 않았다. 적어도 1939년까지는 천주교에서도 조상제사를 금했다. 그런데 개신교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변함없이 조상제사를 성경에 위배되는 것으로서 금하고 있다. 기독교가 제사를 금하는 이유는 그것이 부모에 대한 효와는 상관없는 미신행위이기 때문이다. 제사가 미신이라는 의미는 사람이 제사를 드릴 때 정말 조상신이 내려와서 음식을 먹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람이 죽으면 그 영혼이 떠돌다가 자손들이 제사를 지낼 때 그곳에 와서 음식을 먹고 그것에 만족하면 자손들에게 복을 주고 자손들이 제사음식을 제대로 주지 않으면 진노해서 화를 준다는 것은 인간의 원초적 두려움이 만들어낸 환상일 뿐인 것이다. 왜냐하면 죽은 후에 천국이나 지옥에 가지 못하고 이생에서 떠도는 혼령이 있다면 그건 사람의 영혼이 아니라 악한 영, 즉 타락한 천사의 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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