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일은 세상 일에 항상 우선해야 하는가?(3)

홍삼열 0 3,610 2014.12.09 04:59

교회 일과 세상 일을 본질적으로 다르게 보는 시도는 16세기 종교개혁의 만인사제설로 인해 무너졌다. 만인사제설은 개신교 종교개혁을 시작한 마틴루터가 새로이 강조한 것으로 글자 그대로 모든 사람이 하나님을 섬기는 성직자라는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기로는 성직자가 교회 안에서 행하는 일만이 거룩한 일이고 또 그런 거룩한 일을 통해서만 사람이 하나님께 직접 연결되고 하나님과의 영적 교제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아니라는 것이다. 주님을 믿고 거듭난 사람은 누구나 그런 특권을 부여받은 것이다. 베드로전서 2:9절이 이 사실을 명확히 설명하고 있다. “너희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들이요….”

하나님의 부르심은 성직자들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해당한다. 성직자는 전문적인 교회 일을 통해서 하나님께 영광 돌리라는 부름을 받은 것이고 평신도는 세상의 직업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 돌리라는 부름을 받은 것이다. 세상 직업도 역시 하나님의 소명이라는 개념은 영어의 Vocation(독일어로는 Beruf)이라는 단어에 집약되어 있다. 이 단어는 직업으로도 번역되고 소명으로도 번역되는 되는 단어이다. 세상 직업/일도 하나님의 소명이라는 뜻이다.

그리스도인의 삶은 절대 세상으로부터의 도피가 아니라 세상 속으로 들어가서 그리스도의 빛과 소금이 되는 것이다. 성직자는 평신도들이 그런 삶을 살 수 있도록 뒤에서 도와주는 사람이고, 실제로 그런 삶을 사는 사람은 평신도들인 것이다. 그렇다면 정말 하나님의 일이 이루어져야 하는 장소는 교회가 아니라 각자의 일터와 처소이어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교회 일이든 세상 일이든 모두가 하나님의 소명이고 우리는 그 일을 함으로써 하나님께 영광 돌리도록 부름을 받은 사람들이라면, 교회 일을 먼저 할 것인가 세상 일을 먼저 할 것인가는 그때 상황에 따라 판단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교회 일인가 세상 일인가 그 자체가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기준이 아니라 이 시점에서 어떤 것을 먼저하고 그것을 어떻게 수행하는 것이 가장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것인가가 선택의 기준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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