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일은 세상 일에 항상 우선해야 하는가?(2)

홍삼열 0 3,577 2014.12.01 17:31

그렇다면 세상 일과 교회 일이 충돌을 일으킬 때 영적인 일인 교회 일을 먼저 하는 것이 옳을까? 아니면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하는 모든 일은 영적인 일이기 때문에 어떤 다른 우선순위의 기준을 생각해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세상 일이든 교회 일이든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하는 일은 동일하게 영적인 일이기 때문에 특정 시점에서 어떤 것을 먼저 해야 하나님이 가장 크게 영광을 받으실까를 생각하면서 우선순위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

세상 일과 교회 일을 각각 육적 혹은 영적인 일로 구분하는 사고방식은 물질을 악하게 보고 영을 선하게 보는 고전적인 이원론에 기인한다. 신약성경이 기록되던 당시 신플라톤주의 철학자들은 육체가 없는 신의 상태를 최고의 영성의 단계로 그리고 육체에 지배당하는 상태를 가장 낮은 단계로 보았다. 그래서 그들에게는 구원은 영혼이 육체를 탈출한 상태에 있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이 육체를 지니고 사는 동안에 추구할 수 있는 최고의 영성의 단계는 육체의 성질을 죽이는 금욕주의인 것이다. 그런데 금욕주의가 지나치게 되면 육체 자체가 악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에 결혼까지도 금하게 된다. 왜냐하면 결혼은 본질적으로 악한 육신을 재생산하게 되기 때문이다. 한편 이런 이원론은 반대 극단으로 치우쳐서 방종주의로 흐르기도 하였다. 어차피 육신은 본질적으로 악한 것이기에 절대 구원받지 못할 것이고 오로지 선한 영혼만 구원받게 될 테니까 육신은 아무리 잘 관리해보았자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육신은 어떻든지 상관없이 영혼만 잘 관리하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성경에는 영혼과 육신의 관계를 어떻게 보는가? 서로 상극의 관계로 보는 것이 아니라 영혼과 마찬가지로 육신도 하나님의 선한 창조로 본다. 예를 들어 창세기 1장에 보면 하나님이 빛을 만드시고 하늘과 땅을 만드시고 그 안에 들어가는 동식물들을 만드시고 매번 보시기에 좋았다고 반복해서 말씀하셨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아담과 이브를 만드시고 보시기에 심히 좋았다고 말씀하셨다. 하나님의 창조질서에서는 물질/육체는 악한 것이 아니라 영과 마찬가지로 본질적으로 선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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