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은 얼마나 믿을만한 책인가?(1)

홍삼열 0 3,714 2014.10.07 09:11

기독교인이면 누구나 성경의 신적 권위를 인정한다. 성경은 몇몇 특별한 사람들이 상상력을 동원하여 쓴 책이 아니라 하나님의 성령이 사람에게 감동을 주어 쓰게 한 책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성경의 원저자(原著者)는 하나님이지만 사람은 필자(筆者)가 된다고 말하는 것이다. 또 그렇기 때문에 사회적 문화적 배경이 다르고 각자 독특한 문체를 사용하는 여러 필자들이 성경을 기록하였지만 성경 전체의 내용에는 통일성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기본 이해를 가지고 진지하게 성경을 읽기 시작할 때 의문이 생긴다. 창세기에 보면 분명히 문자가 생겨나기 이전의 사건들이 많이 나오는데 (예를 들어 가인과 아벨의 이야기, 노아의 홍수 이야기, 바벨탑 이야기 등등), 몇 천 년 혹은 최소한 몇 백 년 이후의 사람/사람들이 이 내용을 기록으로 남기게 되는데 이것이 얼마나 정확한 내용일까 라는 의문이 생긴다. 사실 동시대에 사는 사람들끼리도 남의 말을 전할 때 한 다리만 건너면 단어도 바뀌고 표현도 바뀌고 심지어는 내용도 바뀌는 현상이 벌어지는데 그렇게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글로 기록된 것을 우리가 얼마나 신빙성있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과연 고대인들의 구전전통을 정확한 것으로 받아들여도 되는 것일까? 구전전통의 정확성을 믿어줄 만큼 당시 사람들의 암기 능력이 그렇게 탁월한가?

구전문화의 신뢰성에 대한 의심은 사실 글자문화에 익숙한 현대인들이 가지는 편견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기록문명의 발달이 인간의 생각하고 암기하는 능력을 많이 퇴화시킨 것을 역사가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문자와 파피루스의 발명은 사람들의 암기 능력을 많이 떨어뜨렸다. 또 근대 계산기의 등장은 사람의 계산능력을 저하시켰으며 스마트폰의 등장은 우리가 전화번호나 주소를 기억하는 능력을 많이 퇴화시켰다. 또한 현 시대에서도 종교경전을 대단히 귀중히 여기는 전통을 들여다보면 구전전승이 얼마나 신뢰할 만한 것인지를 새삼 깨닫게 된다. 예를 들어 브라만 교도들 중에는 예레미야의 일곱 배 분량이나 되는 리그베다를 완전히 암송하는 사람들이 상당수가 있고, 유대인들 중에도 구약의 두꺼운 책 한 두 권쯤은 틀리지 않고 외우는 학생들이 있다. 인간의 암기 능력과 구전전통의 정확성에 대한 의심은 현대인의 괜한 걱정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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