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제대로 내면서 어떻게 비즈니스 합니까?(1)

홍삼열 0 3,742 2014.07.28 15:07

필자가 오래 전에 섬기던 교회에 세무사로 일하시던 장로님이 계셨다. LA에서 이름이 나신 분이어서 굵직굵직한 사건이 있을 때면 사람들이 그분께 의뢰를 해서 사건을 처리하는 경우를 종종 보았다. 그런데 이분이 60세가 가까웠을 때 지금까지 하시던 일을 정리하고 타주로 가셔서 호텔업을 시작하신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분께 여쭈어보았다. “아니 타운에서 성공적으로 세무사 일을 하시던 분이 어떻게 직업도 바꾸고 사는 지역도 바꾸어서 살려고 하십니까?” 그러자 장로님께서 이런 이유를 대셨다. 나이가 점점 들어가니까 예전처럼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고, 전에는 안 그랬는데 중요한 숫자들을 깜박깜박 하신다는 것이다. 잘못하다간 큰 실수를 저지를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

그런데 이것이 이유의 전부가 아니었다. 아니 더 중요한 이유가 있었는데, 세무사로 일하는 것과 교회의 장로로서 하나님 앞에 서는 것 사이에 평생 갈등이 있었다는 것이다. 고객들이 정당한 방법으로 세금을 절약하는 정도를 넘어서 세무사를 이용하여 거짓으로 세금보고를 하게 해달라고 계속 요구를 하는데 이걸 거부하기가 굉장히 힘들었다는 것이다. 더구나 고객중에 교회에서 중직을 맡고 있는 것을 뻔히 아는데 그런 분이 나라를 상대로 거짓 보고를 하기로 마음 먹고 세무사인 자신이 중간에서 그 일을 처리해달라고 요구를 하는데, 이게 너무나 괴로웠다는 것이다. 솔직이 그런 요구를 거부할 수 있는 용기는 없고 그렇다고 은퇴할 때까지 그런 일을 계속하자니 양심이 불편하여 도저히 견딜 수 없어서 직업을 바꾸기로 결심했다는 것이다.

이런 솔직한 고백을 듣고 저는 그 장로님을 다시 보게 되었다. 비슷한 처지에 있는 수많은 기독교인들이 (세무사이건 아니면 다른 개인사업을 하시는 분이건) 심각하게 이런 고민을 하며, 더 나아가 그런 정도의 결단을 하는 것을 저는 그때까지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과연 우리 기독교인들은 세금을 정직하게 내야 할까? 우리 주변의 상당수의 사람들이 세금을 속이고 있고 기독교인들 중에도 세금을 적당히 내는 사람들을 보는데, 이런 상황에서 나만 세금을 제대로 낸다면 나만 바보가 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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