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반이 바로 서야 척추가 바로선다.

자생 0 4,088 2014.06.25 06:36

자생한방병원 산호세분원
한의사 김완

과장되게 엉덩이를 씰룩 거리며 걷는 사람을 볼 때 우리는 짝궁둥이나 오리궁둥이라는 말로 우습게 표현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렇게 흔들리는 골반의 움직임을 자신만의 아이콘으로 승화시킨 스타도 있었다. 미국의 영원한 섹시 아이콘인 마릴린 먼로는 '먼로워크(Monroe Walk)'라 불리는 특유의 뒤뚱거리는 섹시한 걸음걸이를 만들기 위해 일부러 하이힐의 한쪽 굽을 깎기도 했다는데, 그녀의 이러한 매력적인 걸음걸이는 그녀를 일약 미국의, 아니 전세계적인 스타로 만들어 주었지만 안타깝게도 그 특유의 걸음으로 인해 점차 골반이 뒤틀리면서 고질적인 허리병도 얻었다고 하니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말이 거짓은 아닌 듯 하다.
아주 드물게는 마릴린 먼로의 경우처럼 인위적인 다리길이 차이로 인한 골반의 뒤틀림으로 척추질환이 생기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생활습관으로 인해 골반이 한쪽으로 틀어지면서 점점 다리길이가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평소 한쪽 다리로 몸을 지탱하는 습관이나 다리를 자주 꼬고 앉는 경우, 또는 두 다리를 한쪽으로 모아서 앉거나 뒷주머니에 지갑을 넣고 다니는 등의 무의식적인 행동들이 반복되면 골반의 균형 상태가 깨지게 된다. 이렇게 비틀린 골반은 척추의 형태를 바꾸고 무릎통증을 유발하며, 골반이 지탱하고 있는 장기에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생식기가 모여 있는 골반 주위의 기혈 순환이 떨어지면서 남성은 성기능 저하, 여성은 생리통과 냉대하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또한 뒤틀린 골반은 결국 척추의 S라인에도 변형을 가져와 걷거나 뛰는 등의 가벼운 외부충격으로도 디스크 탈출과 같은 큰 부상을 야기 할 수 있다. 한방 치료에서는 이러한 골반 이상 환자에게 삐뚤어진 골반을 바로 잡는 추나수기요법과 함께, 약해진 근육과 인대를 강화 시키기 위한 추나약물요법을 꾸준히 시행하여 전신 균형을 교정하는 치료를 한다.
현대인들은 서있거나 걷는 시간보다 앉아있는 시간이 더 많기 때문에 발만큼이나 골반에도 체중부하가 많이 걸리게 된다. 오래 앉아있는 자세가 허리에 좋지 않다는 인식이 보편화 되면서 좋은 의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데, 의자가 너무 높아 발이 땅에 닿지 않으면 허리가 등받이에서 떨어져 척추에 무게가 많이 실리게 되므로 반드시 자신의 키에 맞는 의자를 골라야 한다. 그밖에 너무 딱딱하거나 엉덩이 받침이 너무 깊거나 앞뒤 폭이 좁은 의자, 팔걸이가 없는 의자 등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의자를 사용한다고 해도 자세가 바르지 않아서 골반이 비뚤어진다면 아무 소용없는 일이다. 따라서 바르게 앉는 자세도 매우 중요하다. 의자에 앉을 때는 엉덩이를 의자 깊숙이 넣고 몸을 살짝 뒤로 젖혀 엉덩이부터 어깨 끝까지 등 전체가 등받이에 닿게 하여 체중을 분산시켜야 한다. 엉덩이만 의자에 살짝 걸치고 앉거나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앉으면 목과 허리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골반이 틀어지면 똑바로 누웠을 때 좌우의 팔, 다리 길이가 맞지 않거나 발이 벌어지는 각도가 달라지고 엎드려 눕거나 서있을 때 양쪽 엉덩이의 높이가 달라 보이게 된다. 여성의 경우 치마가 한쪽 방향으로만 자주 돌아간다거나 한쪽의 구두굽이 빨리 닳는다면 골반 이상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또한 걷고 난 뒤에 유독 한쪽 다리에만 붓기가 생기거나 피로감이 느껴지고 한쪽 발목을 자주 삐끗하게 된다면 전문의료진을 찾아 상담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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