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행성 디스크는 노인성 질환일까?

자생 0 2,258 2018.02.04 17:29
자생한방병원 산호세 분원장 한의사 김완

노화에 따른 퇴행성 디스크 질환(추간판탈출증)은 주로 노인들에게만 발병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사실상 우리 몸의 노화는 30대부터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한국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6년 통계에 따르면 성인 남성의 연령별 디스크 환자수를 직접 비교할 때 30~39세 환자수가 60~69세에 비해 오히려 15%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그동안 퇴행성 디스크 질환을 노인성 질환으로만 여겨온 일반적 인식에 어긋나는 결과라 볼 수 있다.

개별적 차이는 다소 있겠지만 평소에 바른 자세와 적절한 운동으로 척추 건강을 유지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의 척추 퇴행 속도는 크게 달라진다. 특히 직장인 대부분은 하루 최소 8시간에서 10시간 이상 컴퓨터 앞에 같은 자세로 앉아 있는데, 이는 척추의 퇴행성 변화를 촉진함은 물론 각종 근골격계 질환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인체의 허리는 총 5개의 척추(요추)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 가운데 디스크 질환이 빈발하는 위치는 요추 4번과 5번 사이, 요추 5번과 천추 1번 사이다. 그 이유는 요추 4번에서 천추 1번 사이의 구간이 척추에서 가장 아래쪽에 위치하고 있어서 디스크에 가해지는 무게 부담이 가장 클 수 밖에 없고 일상생활의 잘못된 자세나 습관으로 인한 악영향에 쉽게 노출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디스크의 조기 노화를 방지하려면 적절한 운동과 올바른 생활자세는 필수적인 요소일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적절한 운동의 기준은 무엇일까? 허리 상태가 좋지 않은 환자의 경우 걷거나 달리는 운동을 할 때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가령 걸을 때 허리에 발생하는 하중은 몸무게의 두 배, 달릴 때는 서너 배 가량 증가한다. 특히 잘못된 자세로 달릴 경우 평소보다 척추에 가해지는 하중은 6~8배까지 늘어난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퇴행성 허리 디스크 질환을 앓는 환자에게 조깅이나 달리기는 권장되지 않는다.

이에 비해 수영의 경우 허리 상태가 좋지 않은 사람에게 가장 효과적인 전신 운동이 될 수 있다. 수영이 서툴다면 물속에서 걷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운동 시간은 가급적 오후보다는 오전 시간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디스크 내부 수핵의 수분 함유량은 아침보다 저녁에 적어지고 두께도 점차 얇아지는데 이때 무리한 운동을 하면 오히려 디스크 손상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올바른 생활자세 유지를 위해 앉아서 일하는 동안에는 되도록 엉덩이를 등받이에 밀착하도록 하고 방바닥에 주저 앉는 좌식생활은 가급적 피하도록 한다. 휴식을 취할 때 물렁한 소파에 기대 앉거나 엎드려서 책을 보는 자세는 척추에 피로와 불안정성을 유발하므로 삼가는 것이 좋다. 흡연 역시 디스크로 가는 혈류량을 일시적으로 감소시켜서 디스크 퇴행을 촉진하는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도록 한다.

허리 통증은 흔한 증상이라서 보통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가 많지만 통증이 오래 지속되거나 엉치나 허벅지, 종아리까지 통증이 번지기 시작한다면 일단 추간판탈출증을 의심해 보고 전문 의료진에게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Comments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