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걸음걸이가 노후에 미치는 영향

자생 0 2,530 2017.07.11 17:46
자생한방병원 산호세 분원장 한의사 김완

수천년 전 고대 로마인들의 평균 수명은 약 25세였으나 현재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약 80세로 3배도 넘는 차이가 생겨났다. 과학과 의학의 발달로 인해 평균 수명 100세 시대도 이제 멀지 않았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인류의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이제는 단순히 얼마나 오래 사느냐보다는 얼마나 더 오래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지의 문제가 더욱 중요해지게 되었다. 아무리 장수를 한다한들 건강 악화로 인해 스스로 걷지도 못하고 타인의 도움에만 의존해 살아가야 한다면 얼마나 안타까울 것인가.

그런데 노후의 건강을 결정짓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는 다름 아닌 평소의 걸음걸이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평상시의 잘못된 걸음걸이로 인해 노년기 삶의 질을 낮추는 대표적 질환인 무릎 관절염이나 퇴행성 척추질환 등이 유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장년층이 암 다음으로 걱정하는 질환인 척추 및 관절 질환의 20% 내외는 잘못된 걸음걸이가 원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잘못된 걸음걸이의 대표적인 예로는 체중을 한 쪽에만 싣고 걷는다거나 팔자(八字) 걸음, 안짱 걸음 등이 있다. 특히 걸을 때 체중이 몸 한 쪽 방향으로 쏠리게 되면 허리에서부터 무릎과 발 주변 관절에 필요 이상의 압력이 가해지면서 관절의 소모가 빨라지거나 디스크가 점점 밖으로 밀려나오기 쉽게 된다. 또한 발끝을 바깥쪽으로 향해 걷는 팔자 걸음은 매 걸음마다 책상에 무릎을 살짝 부딪힌 정도의 충격이 무릎에 계속해서 쌓이게 된다. 그리고 발끝을 안쪽으로 모아 걷는 안짱 걸음 역시 몸 중심축이 안쪽으로 옮겨지면서 상체가 기울어 지고 하체가 뒤로 돌출되면서 몸 전체에 피로가 누적된다.

비정상적인 발의 모양 때문에 잘못된 걸음걸이가 생길 수도 있는데, 가령 무지외반증은 튀어나온 엄지발가락 뼈로 인한 통증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엄지발가락으로 바닥을 딛지 않으려 힘을 주게 된다. 일반적인 걸음걸이에선 엄지발가락에 체중의 약 60%가 실리는데 무지외반증은 그와는 반대로 발의 중지나 약지에 몸무게가 쏠리면서 정상적인 걸음걸이가 불가능해지게 된다. 또한 발바닥의 아치가 거의 없는 평발의 경우 발바닥이 땅에 닿을 때 완충작용이 떨어지므로 걸을 때마다 바닥에서부터 올라오는 충격이 고스란히 무릎 관절로 전달되어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피곤하여 걷기가 힘들어진다. 이처럼 잘못된 걸음걸이나 비정상적인 발 형태는 척추 및 관절의 퇴행을 불러올 수 있으므로 노후 건강을 위협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올바른 걸음걸이는 노후를 위해 그 어떤 약보다 훌륭한 처방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올바른 걸음의 요령은 그리 어렵지 않다. 걸음을 내딛을 때는 발뒤꿈치부터 땅에 닿도록 하고 발바닥 전체를 구르는 느낌으로 엄지발가락까지 무게 중심을 이동시킨 다음, 발끝으로 땅을 차며 앞으로 나가야 한다. 무엇보다 발바닥 전체에 체중이 분산되도록 걸어야 발부터 허리까지의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 따라서 올바른 걸음걸이를 위해 발뒤꿈치에서 발바닥 그리고 엄지발가락 순으로 이어지는 세 단계를 기억하도록 하자. 이 때 얼굴은 정면을 향하고 가슴을 활짝 편 상태로 허리를 꼿꼿이 세우면 비로서 올바른 걸음걸이가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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