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어떻게 만들것인가?

듀오 0 4,381 2012.07.25 03:47

제목:  나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산악회 사람들과 산장에 모여 저녁 식사를 함께한 후 작은 음악회를 열었다. 아내는 바이올린, 남편은 색소폰을 각각 연주했고 또 다른 부부는 플롯과 첼로로 화음을 만들어 냈다. 쏟아지는 별빛 아래 소나무 향과 따뜻한 커피 향이 가득했고 여기에 아름다운 음악 선율까지 더해지니 그야말로 금상첨화. 나는 분위기에 푹 빠져 버렸다.

 

이제 나도 악기를 하나 정도는 배워야겠다고 결심을 했다. 여기저기 수소문한 끝에 플롯이 제일 배우기도 쉽다고 해서 별생각 없이 바로 플롯악기와 가방, 책까지 모두 샀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처음에는 얼마나 음이 안 나오던지 아무리 불어도 소리가 안 나오고 입술을 어디에 대야 하는지 난감했다.

 

같이 시작한 다른 이들은 감각이 좋아서 그런 것인지 모두 빠르게 진도를 나가고 있는데 나는 어찌된 것인지 진도가 느려도 한참 느렸다. 3개월 만에 지금 겨우 도레미파솔라시도 음계 정도를 하고 있으니 말이다. 연말에는 연주회도 있다고 하니 부지런히 배우려고 했지만 결코 쉽지는 않았다. 그래도 나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처럼 말이다.

 

빠르게 포기하는 게 현명하다는 생각 때문일까? 나이가 들수록 시작도 안 해보고 포기하는 사람들을 많이 본다. 내 주위의 사람들도 그렇다. 내가 주말에 18마일 정도 마라톤을 했다고 하면 사람들은 놀란 눈을 뜨고 묻는다. “아니 어떻게 그렇게 많이 뛰었어요? 나는 걷는 것도 힘들던데라며.

 

나 역시 처음에는 1마일도 뛰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하루 하루를 꾸준히 운동하다 보니 지금은 휴가를 떠나도 습관처럼 운동화는 꼬옥 챙긴다. 아침에 일어나면 뛰어야 하니 말이다. 역시 연습과 노력에는 장사 없다. 여기에 부지런한 마음의 자세만 더해지면 된다.

 

돈이 많든 적든, 높은 직책에 있든 낮은 직책에 있든모든 사람들은 똑같이 24시간을 보내야 한다. 부지런히 일찍 일어나서 하루를 먼저 시작 하는 사람, 조금 늦게 일어나서 여유 있게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 등 생활 패턴도 매우 다양하다. 부지런한 사람은 여유 있게 움직이는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고, 반대로 여유 있게 움직이는 사람은 부지런한 사람을 이해하기 어렵다. 그러나 서로가 서로를 탓할 수는 없는 것이다. 옳고 그름을 따질 수 없는 그 사람의 성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차이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맞추려 노력하다 보면 극복이 가능하다.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이 여기 저기 회사를 옮겨 다니지 않고 한 직장에서 꾸준히 한 우물을 파다 보면 몇 년 후엔 회사동료에게서 믿음과 신뢰라는 선물을 받을 것이다. 또 식당업을 하는 사람이 꾸준히 장사를 하다 보면 단골손님들이 많아져서 대대로 물림을 받을 것이고, 적성에 맞는 전공을 선택을 해서 끝까지 노력하는 학생은 좋아하는 일을 평생하며 살아 갈 것이다.

 

정직, 성실, 근면은 학교생활을 하면서 배울 수가 있지만. 몸에 익히는 것은 가정에서 배우는 교육이라고 생각 한다. 나의 아버지는 부지런한 분이셨고 동물과 나무를 사랑하며 가정을 매우 아끼시던 분이셨다. 결혼 전, 한국에서 살 때 주말이면 온 식구들이 일찍 일어나서 각자 맡은 일을 해야 했고, 유기된 개와 고양이가 불쌍해서 집에 데려와 키우는 것만 해도 몇 마리가 되었다.

 

가을 마당에는 모과가 주렁주렁 열리고 연못에는 금붕어들이 놀고 있고, 마당의 구석 딸기밭과 향나무가 가득한 곳에서 나는 자랐다. 항상 아버지와 산을 다녔고, 취미생활로 영화를 보며 맛있는 음식을 찾아 먹으러 다녔다. 이러한 추억이 꾸준히 쌓여서 그런지 나는 지금도 나무를 보면 사랑스럽고 유기견을 보면 데리고 와서 키우고 싶고, 금붕어를 보면 집에 연못을 파고 싶고 그렇다.

 

인간은 자기를 만들어가는 존재라는 명언이 있다어떤 나를 만들어 갈지 그리고 어떤 미래를 마주할 것인가는 나 자신에게 달려있다. 스스로가 만든 자기의 운명에 완벽히 만족할 수는 없다고 본다. 그러나 만족스럽지 못한 것도 꾸준한 행동과 노력으로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내가 플롯 부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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