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색 동그라미
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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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1.17 09:23
빨간색 동그라미
내책상위에는 물2병, 대추달인물,차가 버섯 다린물과 영양제가 종류별 쭉 있고.
집에 가면 홍삼 서부터 한국에서 동생들이 보내준 여자한테 좋다는 갱년기 비타민, 눈에 좋은 결명차,
치아씨, 생식, 생강차.유자차, 각종 비타민이 하루가 틀리게 부엌과 거실과 사무실까지 눈에 보이는곳에는
있다
아침에는 눈을 뜨자마자 홍삼을 따뜻한물에 한숟가락 넣고 마시고 또 우유에다 생식 타고 거기다 치아씨 넣고 마시고, 커피 마시고, 대추물고 나면 행복해!!! 사랑해!! 남편얼굴을 쳐다보고 큰소리로 이야기하면서 둘이 웃고 시작을 하는 아침이다.
어렸을적에 나는 아버지방에 살짝 문을 열고 들어가서 혼자 이것 저것 보고 만지고 냄새맡고 노는것을 유난히 좋아했다.
아기자기한것을 워낙 좋아 하시던분이라
진기하고 이쁜 물건이들이 구석 구석 숨어있고,매달 보시는 잡지며 신문,신간 책하며 가득가득 쌓여 있었다.
그리고, 아버지는 조간 신문을 보시면 꼬옥 연필 줄을 당기면 하나 하나 풀어지는 빨강 색연필로
본인이 읽어보고 중요한 기사에는 동그라미를 크게 표시를 해놓고, 별로 중요하지 않은 기사에는 자그마한 동그라미로 표시를 해놓기때문에 동그라미만 봐도 우리 아버지가 어떤 기사를 흥미있게 읽으셨구나 한눈에 들어왔다.
어떤날은 아주 큰 동그라미가 그려져 있어서 보니 모여배우 연하 가수와 살다 이혼하다! 연예소식 이었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연예소식을 참 중요하게 보고 있다. 어렸을적부터 그런 연애소식을 읽고 자란 영향일것이다.
아버지 책상은 세월이 갈수록 책보다 약과 조잡한 인형으로 점점 채워지고 있었다.
소화제. 머리 안빠지는 약, 이름을알수 없는 약이며, 돋보기 안경도 여러개, 주점부리 과자와 볼펜과 박하사탕, 커피사탕 이 굴러다니고 어렸을적에 가지고 놀던 인형들이 하나씩 보이기 시작 하더니 강아지인형, 곰인형. 테엽을 감으면 혼자 뒤뚱 뒤뜽 걸어가는하마, 오뚜기 , 줄넘기하는 곰인형과 여행을 다니면서 구입을 하신 멕시코인형, 동유럽 인형, 캐나다 인형과 중국여행에서 사가지고온 가짜 명품 시계까지 등등이 먼지를 뒤집어 쓰고 있었다.. 거기다 항상 빨강 색연필은 여러개가 굴러 다녔다.
깔끔 하게 정리 되어 있던 아버지방이 점점 많은 영양제와 알수 없는약병으로 채워지는 아버지방에서 우뚝하니 있다 보면
어렸을적에 몰래 몰래 들어가서 책을 훔쳐 읽었고, 서랍에 감쳐둔 사탕을 훔쳐먹고, 시간 보냈던 방이었고.
빨간색 색연필로 오늘의 톱뉴스는 동그라미를 쳐놓으신 우리 아버지가 혼자서 유일하게 지내던 방이었고,
아버지 책상에위 걸어놓은 야한 여자 탈랜트 사진도 색이 바랬다.
우리 아버지는 이방에서는 혼자서 숨을 쉬셨던것이다.
내나이 50이 넘다 보니 나두 내손에는 빨간색연필을 쥐고 신문을 읽으면서 중요한 기사는 동그라미를 그리고 있었고, 알수 없는 약병과 물병과 동전등이 굴러다니고 있다.
다만, 아버지 하고 틀린점은 나는 연예인 소식에 빨강색 동그라미가 아니고, 마음속깊이 감동받은 기사에 빨간색으로 동그라미를 그리고 있다는 점이다.
자식은 부모을 많이 닮아간다. 그래서.. 나는 일을 하면서 부모님의 모습을 보면 자식의 모습을 읽을수가 있다.
결혼정보회사 듀오 이제니퍼팀장 213-383-2525
